▲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오른쪽은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 ||
여·야 대선주자들은 17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를 통해 대권 도전 포부를 드러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야권을 아우르는 대통합 의지를 피력했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방문 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발자국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朴 ‘DJ 토론회’서 통합행보… “정수장학회 입장 밝힐 것”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7일 김대중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대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지난 2004년 제가 한나라당 대표일 때 (김 전 대통령이) ‘동서화합이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 내가 못한 일을 박 대표가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며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 후보는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할 때다. 국민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갈등을 없앨 것”이라며 “국민대통합으로 아픔을 치유하면서 미래로 나아갈 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는 “IMF로 혼란스러웠던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해 위기를 이겨냈듯, 지금 우리 국민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국정 운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한다”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부각시키며 국민대통합으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기존의 ‘무대응’에서 전향적 태도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후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를 방문해 관광협회 관계자들과 관광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제주도당 대선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安 “햇볕정책 이어갈 것”… 국민정책참여단 발족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이날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토론회에 참석,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대통합을 강조한 박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낡은 정치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 후보는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이념 공격에 고통 받았지만 역사와 국민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민주주의의 길을 열었다”며 “그런 김 전 대통령의 신념과 의지, 통찰력을 배워 제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복하지 않겠다”며 기존 정치권과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이미 1971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독점 반칙시대를 바꿀 수 있는 과제라고 제시했다”며 “그 꿈을 이제 우리가 실천하기 위해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햇볕정책의 성과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행사가 끝난 뒤 안 후보는 부천 테크노파크 4단지로 이동해 입주 중소기업 대표 1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점들과 개선사항, 정책 제안 등을 청취했다. 한편 안 후보 캠프는 이날 국민정책참여단을 발족한 데 이어 안 후보가 직접 민생현장을 방문해 정책 제안을 받는 ‘철수가 간다’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