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상업용지 등기부등본. 지난해 11월 소유주가 신세계 프라퍼티 자회사인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 변경됐다.

청주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TP) 내 유통상업용지에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의 부동산 호재에 인터넷 부동산카페를 중심으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생존권이 걸린 전통시장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복합쇼핑몰 건립 여부는 6·13 지방선거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 인터넷경제언론은 지난 8일 신세계그룹이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상업용지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출점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청주TP 유통상업용지의 면적은 3만 9612㎡다. 지난해 2월 이마트가 청주TP 자산관리로부터 이 부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충청투데이가 최초 보도하면서 지역의 뜨거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마트가 청주TP 내 유통상업용지를 매입하면서 이 부지에는 이마트 또는 창고형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 부지의 소유주가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 변경됐다.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는 신세계그룹의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자회사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지만 법인이 다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서울 코엑스몰, 고양, 하남 등의 스타필드를 개발한 회사다. 청주TP 유통상업용지의 소유권이 이마트에서 신세계프라퍼티의 자회사로 넘어갔다는 것은 이마트 외의 다른 유통시설이 들어올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이마트나 이마트타운, 트레이더스 등이 단순 유통시설이라면 스타필드는 유통과 함께 체험, 놀이, 문화 등이 포함된 복합시설이다. 그만큼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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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소유권이 넘어온만큼 청주TP 유통상업용지에 이마트가 아닌 다른 시설이 입점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주TP의 3차 추가 확장에 맞춰 신세계그룹이 추가 부지를 매입해 부지면적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스타필드 입점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뜨거웠던 찬반 논란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6·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전의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역 부동산을 주로 다루는 한 인터넷카페에는 8일 이후 수십개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글들은 대부분 스타필드 입점을 찬성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시자들은 대형마트 입점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연락처를 공유하거나 청와대 청원을 올리자고 독려하고 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후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스타필드 입점에 민감한 이유는 주말에 여가활동을 즐길곳이 부족한 청주의 현실과 함께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을 거의 유일한 호재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화용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장은 “이미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인데 대형유통시설의 추가입점을 허용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지방선거 기간이니 도지사와 시장 후보들에게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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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지난6일 안 지사가 출근하지 않은 탓에 도지사실이 있는 5층 복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연이은 추가 폭로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덩치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안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나흘째(8일 현재)로 접어들었다. 지난 7일 저녁 안 전 지사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추가 폭로가 나오고, 검찰이 관련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사건은 점차 몸집이 커지고 있지만, 안 전 지사는 김 씨의 폭로 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등 사건의 내막은 오히려 미궁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처음 터진 것은 지난 5일 저녁 8시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JTBC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4차례의 성폭행과 수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 때부터 안 전 지사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대신 안 전 지사 비서실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로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측근들 역시 곧바로 연락이 두절됐다.

그리고 4시간여가 흐른 지난 6일 새벽.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내놨다. 그는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라며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종적은 여전히 묘연했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하지만, 일방적이었다. 이날 아침. 안 전 지사는 도 비서실을 통해 사임서를 충남도의회에 전달했고, 도의회 신속하게 처리했다. 

김지은 씨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잠적을 이어가던 안 전 지사 측과 간헐적이지만 기자들과 연락이 닿기 시작한 것은 7일 오후부터였다.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최초 폭로한 후 사흘째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신형철 안 전 지사 비서실장은 이날 어렵게 연결된 전화통화에서 “어제(6일) 안 전 지사와 변호사 선임 문제를 논의했다”라고 "재판까지 염두에 둬 당연히 변호사 선임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경. 신 전 실장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예상 밖이었다. 그는 “8일 오후 3시 안 전 지사가 충남도청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전달해 온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안 전 지사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날 저녁 서울서부지검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CCTV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갔다.

더욱이 이날 오후 8시 JTBC에선 안 전 지사가 만든 정책연구소 여직원이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또 터졌다.

8일 오전부터 충남도청 1층 로비는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을 2시간여 앞둔 오후 1시. 기자들에게 신 전 실장으로 문자메시지 한 통이 왔다.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안 전 지사는 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고 ‘셀프소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의 위치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변호인단을 꾸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수도권에 머무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안 전 지사가 스스로 ‘검찰에서 빨리 소환해 달라’고 말한 점으로 볼 때, 검찰 출석 이전까지는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안 전 지사의 모습은 서울서부지검의 포토라인에서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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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에 ‘충남 엑소’ 불려, 평소 인권·페미니즘 강조, 젊은 지도자에 배신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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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2030세대 청년 유권자사이에서 ‘정치혐오’로 번지고 있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진보적인 젊은 지도자 이미지로 대학생은 물론 청년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던 만큼 사회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안 전 지사는 이른바 ‘충남의 엑소’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젊은층의 인기가 상당히 높았던 정치인으로 꼽혀왔다. 실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토크행사 등도 빈번하게 열었고 지난달까지 한 단체에선 ‘안희정 대학생 서포터즈’도 모집한 바 있다.

안 전 지사가 그간 인권운동과 페미니즘 등을 기조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강조했던 터라 이번 사태는 충격에서 배신감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5월 안 전 지사가 대선주자였을 당시 선거 캠프원으로 참여했던 청년들의 경우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당시 캠프원으로 참여했던 20대 한 여성은 “지금 이 상황이 정리가 안 된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받았을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고 지지를 보내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청년들 사이 정치혐오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대전지역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양모(여·25) 씨는 “여성인권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정치인이라 분노를 너머 패배감까지 든다”며 “사태를 접한 순간 모든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한 청원자는 “충남 아산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는 대한민국이 정말 잘 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며 “그런데 안희정 사태로 공직사회의 불명예스러운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면서 수험생활의 목표가 흔들린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가 기득권층의 권력 남용에서 비롯된 만큼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선필 목원대 정치학 교수는 “성폭행 사건은 그동안 비일비재 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유독 정치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강하게 날리는 이유는 그동안 보이지 않게 숨겨졌던 기득권층의 권력 남용에 대한 불만 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2030세대의 정치개입, 정치참여가 중요하다”며 “더 나아가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사회적으로, 지역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더 집중하고 변화해야할 측면이 어떤 것인지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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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에 있는 충남도 옛 도지사실 내 집무실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를 대신해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자리하고 있다. 홍서윤 기자 

성추행·성폭행 추문에 휩싸인 인사들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한창 이어지고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 옛 충남도청 안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와 책이 6일자로 모두 치워졌다. 

충남도 옛 도지사실은 2012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옛 공간을 보전해 그대로 전시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집무실을 사용한 도지사가 안 전 지사인만큼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제36·37대 충남도지사를 역임한 안 전 지사 명패가 놓였던 집무실 책상에는 제18대 도지사를 역임한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새롭게 놓이게 됐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즐겨 본 책이자 그가 기증한 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경제는 정치다 등 책 3권은 집무실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전시 해설사에 따르면 안 전 지사가 남겨놓고 간 책 안에는 그가 손수 적은 메모들이 많이 있었고 많은 여성팬이 방문해 이를 사진으로 찍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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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명패. 

안 전 지사의 물품이 치워진 것은 5일 현직 비서가 그에게 수개월간 성폭력을 당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날이다. 사실상 성추문에 휩싸인 인사와 관련된 물품이 전시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옛 충남도지사실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관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별도로 잘 보관하고 있다. 다른 전시계획이 생기면 다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를 비롯해 이른바 성범죄 고발(Me Too) 운동에 연루된 인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앞서 고은의 안성서재를 재현한 ‘만인의 방’을 폐쇄했다. 교과서 내용도 바뀔 전망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집필진과 협의해 교과서 속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른 내용으로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성범죄 고발 운동에 연루된 인사의 흔적지우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있는 그대로의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그의 물건을 치운다고 그가 충남도지사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태는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그것도 역사인만큼 우리가 감내하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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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지은 씨가 맡았던 정무비서라는 직책에 대한 궁금증이 늘고 있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지사의 경우 4급~8급까지 5명을 별정직으로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으며, 도 공무원 4명 등 모두 9명으로 비서진을 꾸릴 수 있다.

‘정무비서’라는 명칭의 정확한 직책은 없으며, 김 씨의 경우 지방별정직 6급 상당으로 도에 들어왔다. 김 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 중 안희정 캠프에 합류하면서 안 전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캠프에서 홍보기획관을 맡았던 김 씨는 안 전 지사가 경선에서 패배한 후 도지사로 복귀하면서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돼 함께 도에 들어왔다. 수행비서 역시 별정직이다. 수행비서는 특히 업무 특성상 도지사와 24시간 함께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대내외 일정에 함께 동행하며 도지사를 보좌한다. 이 때문에 이동할 때에는 도지사와 한 차에 타는 것은 물론, 식사와 술자리 등도 함께 할 때가 많다. 일과 이후에도 비상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대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행비서는 업무 강도가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이 맡는 직책이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활동해 오던 김 씨는 최근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마찬가지로 별정직이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치적인 업무 보좌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 김 씨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에 관사를 방문하는 등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거나 시간·장소에 상관없이 안 전 지사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정무비서의 업무적 특수성 때문이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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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로부터 수 개월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행 비서의 폭로가 나왔다.

안 지사의 정무 비서(전 수행 비서) 김지은 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지사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씨는 안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당했다.

성폭행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 같은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대부분 수행 일정 이후에 이뤄졌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또 수행 비서로서 안 지사의 성폭행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다소 늦게 폭로한 이유에 대해서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본보는 안 지사 측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려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측은 “안 지사 측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면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로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6일경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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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사회 전분야 확산, ‘도제식 교육’ 문화예술계열 대학 수직적 질서
밉보이면 앞길 막혀 … 
2차 피해 두려워 침묵뿐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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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전의 한 대학 문화예술계열 학과를 졸업한 A 씨는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자 불현듯 재학 당시 성추행으로 유명했던 한 교수가 떠올랐다. 그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로 여학생들을 불러 뽀뽀를 시키거나 손을 잡는 등 스킨십을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한참 선배 때부터 지금의 후배들까지 해당 교수의 만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A 씨. 가뜩이나 좁은 취업문턱에 교수에게 밉보이면 앞길이 막히게 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는 졸업한 지금까지도 그 괴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회한했다. 

검찰조직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불씨가 문화예술계에서 유독 타오르며 이제 예술대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권력구조에 사로잡혀 폭로 시 감당해야 할 2차 피해를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연극·음악·미술 등 해당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유명인들이다.

이들이 단순한 ‘갑’에서 ‘괴물’이 되기까지 그간의 문화예술계 분위기는 그야말로 ‘왕들의 천국’이었다. 그 출발은 예술인을 양성하는 상아탑에서부터 시작한다. 대부분 예술학과에선 교수와 제자 간 1대 1 레슨을 비롯한 이른바 도제식 교육이 이뤄진다. ‘도제’란 특수한 직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숙달하기 위해 지식과 기능을 가진 사람 아래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는 대부분의 순수예술 학과는 교수와 제자가 함께 갖는 시간이 상당할 수밖에 없고 강의 특성상 신체적 접촉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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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예능계열 학과를 졸업한 최모(여·27) 씨는 “예술분야의 경우 교수와 제자 간 사이가 그 어느 분야보다 밀접하다”며 “그런 분위기 속 일부 교수들의 경우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발언 등을 예술로 합리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학생은 많고 주어지는 기회가 적어 졸업 후 일명 ‘밥그릇 싸움’이 그 어떤 업계보다 치열하다. ‘어떤 교수의 제자’, ‘누구의 사단’이란 꼬리표는 결국 생업을 유지하는 생명줄로 이어진다. 이런 뿌리 깊은 관행과 구조가 각종 성폭력을 비롯해 ‘왕’들의 무한 갑질에도 순응하고 침묵할 수 밖에 없는 문화예술계의 현실이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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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대기업들의 외면에 현안사업마다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오는 8일까지 결국 롯데그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따로 있지만 핵심입점업체인 롯데계열사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모든 게 도미노처럼 엎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사실상 앞서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 지연의 책임이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이전 3차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던 것. 이번 민간사업자 4차공모에서는 ㈜하주실업이라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끼고 롯데계열사가 입점의향기업으로 참여해 우회입찰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롯데에 대한 지역민심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음에도 사업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는 본협약 체결기한까지 연장해주며 롯데에 기대고 있다. 

대전시청 앞에는 “시민 여망을 외면한 롯데는 복합터미널 사업이 단물빠지면 뱉어버리는 껌쯤으로 알았는지 해명하라”는 플래카드도 붙은 상태다. 특혜라고 말이 나올만큼 사업성까지 높여준 상황에서 롯데가 끝내 참여하지 않는다면 대전시로서는 또 한 번 체면을 크게 구기는 셈이다. 롯데는 현재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대규모 신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대전역세권 개발도 마찬가지다. 역세권 개발은 침체된 대전 원도심을 살리는 촉매제 격의 사업이다. 전국 대부분의 역세권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전만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큰 배경은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없기 때문. 한국철도공사는 2005년과 20015년 대전역복합2구역에 두차례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으나 두차례 모두 응모한 기업이 없어 무산됐었다.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그만큼의 사업성이 담보돼야하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대전시는 기반시설 확충 등 사업성을 강화해가면서 올해 다시 역세권재정비 사업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앞서 공모에 실패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낙관적이지만은 않은게 현실이다. 

대전시 한 공무원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대기업이 들어와야 사업 안정성도 있고 대규모 일자리 창출도 가능한 것 아니겠냐”며 “가뜩이나 지역에 규모가 큰 기업이 부족한 상황이니만큼 대기업 투자 유치는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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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갑천지구친수구역 조성사업에 물꼬가 트이면서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3블럭 상반기 분양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그동안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환경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행정절차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3일 시가 제출한 갑천친수구역 환경보전방안 재보완검토서에 협의 의견을 달아 국토교통부로 넘겼다. 시가 국토교통부에 환경보전방안 검토서를 제출한 지 1년 2개월만이다. 시는 앞서 사업계획을 일부 변경해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실시계획변경승인서와 환경보전방안검토서를 냈다. 이후 국토부는 시에 사업 변경사항과 관련해 환경부와 협의토록 했으며 환경부는 시의 환경보존방안이 미흡하다며 재보완을 요구했었다.

환경부 협의를 이끌어낸 데는 최근 공공성 확대를 골자로 민·관 합의가 도출됐다는 점이 큰 배경으로 풀이된다. 시는 지난 12일 그동안 친수구역조성사업을 반대해온 도안갑천지구친수구역개발사업백지화시민대책위와 협약을 체결하고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었다. 민관협약은 친환경 공원조성, 공공성 대폭확대 등이 골자였다. 

환경부 문턱을 넘어서면서 이제 국토교통부 친수구역조정심의위원회에서 실시계획변경 승인 심의를 받는 단계만 남았다. 시는 현재 환경부나 다른 중앙부처와의 협의도 마친 상황이기에 국토부 심의를 받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심의를 마치면 3블럭 분양을 추진할 수 있는데 시간상 올해 상반기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은 “분양시점은 후속절차에 따라 정해져있는데 중앙부처 일정과 관련된 것이니 정확한 시기를 예상할 수는 없다”면서도 “최대한 (일정을) 당겨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시민대책위와 갑천친수구역 사업 전반에 대한 협의에도 주력하고 있다. 핵심쟁점이었던 인공호수공원 부분은 당초 물을 가둬두는 담수(湛水) 방안에서 흐르게 하는 등의 생태공원 쪽으로 그림이 잡히고 있다. 시는 시민단체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자세한 사업계획을 조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호수공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한다”며 “다만 호수의 면적은 협의가 가능한 사항이다. 최대한 생태적인 부분을 더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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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사업 표류 원인 “쇼핑몰 아닌 터미널 필요 공적자금 투입 타당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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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계속해서 표류하면서 공영개발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당초 일정보다 10일 연장해 내달 8일까지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과 본계약 체결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이는 도시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사업참여업체로부터 책임성이 담보된 확약서를 제출받도록 했으나 정해진 기한까지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마감시한까지 핵심 입점업체인 롯데쇼핑 등의 확약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도시공사는 기한연장에도 불구하고 사업참여업체로부터 확약서를 제출받지 못한다면 우선협상대상자와의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롯데쇼핑 등이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만큼 대규모 신사업을 벌이기에는 부담이 커 본계약 체결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이 많은 상황이다. 본협약 체결이 끝내 불발되면 공모지침에 따라 후순위업체인 케이피아이에이치(KPIH)와 다시 60일간의 협약 체결과정을 거친다.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3개업체 중 자격미달로 탈락한 업체를 제외한 두곳을 1·2순위로 선정했기에 후순위업체와의 협상은 의무사항이다. 

케이피아이에이치는 금호터미널, 현대건설 등과 손잡고 터미널 조성 외에 주상복합 등을 짓는 것을 골자로 사업계획서를 냈었다. 후순위업체와도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면 원점서 재공모를 거치거나 공영개발을 하는 방안이 남는다. 

일각에서는 이제 대전시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터미널을 짓는 공영개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 본연의 목적에 맞게끔 터미널 조성에 주력하려면 민간사업자 대신 대전시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은 “당초 유성시외버스 터미널이 낡고 협소해서 새롭게 복합터미널을 짓겠다는 것이 아니었냐”며 “공영시설이라면 당연히 시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짓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조원휘 대전시의원도 “올해에만 유성구에 대형 쇼핑센터가 3곳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쇼핑몰이 아닌 터미널”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민감한 대형사업은 다음 시장에 결정권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협상이 진행중인만큼 일단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영개발로 터미널을 지을 경우 대략 1500억원가량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시는 추산 중이다. 현재 토지보상에만 600억원이 넘게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결국은 시 재정을 투입하느냐 아니면 민간재정을 쓰느냐의 문제”라면서 “끝내 안되면 시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터미널을 지어야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단계에서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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