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노점상 직격탄, 비닐 포장·물걸레 역부족, 시민들 길거리 음식 기피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미세먼지가 심하니까 사람이 확 줄어 평소보다 매출이 50%는 빠진 것 같아요.”
대전을 뒤덮은 고농도 미세먼지에 전통시장과 노점상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5일 오후 1시경 대전 동구 중앙시장. 명절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은 텅 비었다. 미세먼지로 시민이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시민 발길이 줄면서 장사를 늦게 시작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상점도 있었다.
간간이 오가는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필요한 것만 사고 종종걸음으로 바삐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대전지역의 초미세먼지(PM2.5) 하루 평균 농도는 76㎍/㎥를 기록했다. 이는 ‘매우 나쁨’ 기준인 75㎍/㎥를 넘은 수준이다.
전날에 이어 대전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되면서 시민의 발길은 더 뜸해졌다. 중앙시장에서 순대를 파는 김모(60) 씨는 "가뜩이나 겨울이라 장사가 안 되는데 미세먼지까지 겹치니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물가는 오르고 지갑은 안 열리는 상황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더 악화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음식 상인은 미세먼지를 피하려고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비닐봉지로 일일이 포장했지만 소용없었다. 중앙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노모(51)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꺼리다 보니 손님들도 뚝 끊겼다"면서 "생선 위에 수북이 먼지가 쌓여있으면 더 안 팔릴 것 같아 비닐을 덮어놨는데 나 같아도 외부에 진열된 건 안 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길거리 노점상들도 울상이다. 시민이 미세먼지에 노출된 노점상 음식들을 꺼리면서 매출이 뚝뚝 떨어졌다. 이날 오후 2시경 대전 중구 성심당 일대 노점상도 자욱한 미세먼지 때문에 한산했다. 군고구마, 호떡, 붕어빵 같은 음식들은 쌀쌀한 겨울철이 오히려 대목이지만 미세먼지가 찾아오면서 손님이 줄었다.
일부 영업 중인 상인들은 수시로 물걸레로 먼지를 닦아내는 등 자욱한 미세먼지로부터 음식을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홍모(45) 씨는 "미세먼지가 심해 노점 장사가 더 안된다"며 "나부터도 미세먼지가 많을 땐 노점 음식을 사서 먹을 생각이 안 드는데 손님들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시민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시장을 찾아 쇼핑하거나 길거리 음식을 먹기가 꺼려진다는 반응이다. 이모(30·여) 씨는 "밖에 조금만 있어도 눈이 따갑고 숨쉬기가 힘들어 노점상에서 음식을 먹을 엄두가 안 난다"며 "뿌연 하늘 밑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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