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업체 3곳 낙찰자와 금액 합의… 입찰제 이후 첫 적발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교복비 담합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대형브랜드 업체들이 ‘학교주관구매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결과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올해부터 시행될 지역내 무상교복 일괄구매가 업체의 담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충북 청주소재 27개 중·고등학교의 학교주관 교복구매 입찰에서 유명 교복브랜드 지역 대리점 3곳이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금액을 합의·실행한 행위를 적발했다.
이는 2014년 교복 구매 입찰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적발된 담합 행위다. 앞서 ‘학교주관구매’는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입찰은 2단계로 이뤄진다.
학교별 선정위원회 등을 통해 업체별 품질을 심사하고 통과한 곳을 대상으로 ‘최저가 낙찰제’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품질 좋은 교복을 저렴하게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번에 적발된 브랜드 업체들의 담합에서는 사전에 낙찰자들이 각자 투찰할 금액을 정해 입찰하면서 ‘최저가 낙찰’의 허점을 노렸다.
지역내 비브랜드 중소업체가 학교주관구매의 품질 심사에 통과하지 못할땐 통과된 브랜드 업체들의 교복비 인상을 위한 담합이 이뤄지는 식이다. 학교주관구매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결과적으로 학부모들은 개별구매보다 비싼 가격에 교복을 사게 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시행될 무상교복의 일괄구매에 있다.
지역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교복 구매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서 시교육청이 제시한 최고 가격에 근접한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1단계 심사에서 비브랜드 업체가 탈락했을땐 브랜드업체의 담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어 독·과점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전지역에서는 올해부터 무상교복이 중학생에게는 ‘현물’로 지급되며 고등학생은 ‘30만원 이하 현금’으로 지원된다.
보다 싸게 교복을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30만원에 근접한 브랜드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대해 대전시교육청은 현재 선정된 교복 업체 중 지역내 중소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지역 중학교의 경우 지난달 14일 기준 학교주관구매를 통해 선정된 브랜드 업체는 전체의 21%, 지역업체는 61% 수준이다.
나머지 18%는 현재 학교별로 업체를 선정 중이거나 이달중으로 선정되면서 집계되지 않았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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