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시급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진 대학생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는 최저시급 인상으로 대학로에 위치한 소상공인들이 채용의 문고리를 닫고 있어 등록금 및 용돈벌이 수급에 차질을 빚은 지역·예비 대학생들의 최저시급 인상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개진되고 있다.
21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생계형으로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대학생들과 수능이 끝나고 등록금과 용돈 벌이에 보탬이 되고자 ‘알바 시장’에 뛰어든 예비 대학생이 줄어든 일자리로 경쟁이 심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다.
수시합격 통보를 받은 예비대학생 박 모(19)씨는 “용돈 벌이라도 해볼까하고 합격통보를 받자마자 2주째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못구했다”며 “궁동에서 찾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었는데 올해 최저시급보다 터무니 없이 낮은 근로조건을 제시해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 끝나고 곧장 아르바이트부터 구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일자리를 구한 친구는 주변에 없다”고 덧붙였다.
▲ ⓒ연합뉴스
실제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수능 직후 아르바이트를 찾는 10대들이 올린 이력서는 하루 평균 2176건으로 수능 전 444건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험생들이 수능 이후 대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학업과 생계를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20~30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1년 넘도록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한남대 재학생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만둘 수가 없다”며 “최저시급이 1만원까지 인상되지 않는 한 시급이 오른다해도 등록금을 낼만한 목돈만지기 어려운건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단편적으로 최저시급이 오른다고 했을때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방학이 끝나고 내년에 다시 알바를 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최저시급이 인상되면서 대학로 인근 소상공인들은 학생들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때부터 대학인근 주점에서 근무하다가 운영자로 신분을 탈바꿈한 B씨는 “지금까지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가게를 운영해온 입장에서 당연히 시급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대학가 인근은 특성상 물가가 낮기 때문에 임금인상에 부담을 안고 전반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의 현실적인 문제를 깊게 고려한 방침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임금인상은 점주와 학생 모두가 손해를 보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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