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철새의 서식지 몽골을 가다]③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하
2008년 08월 07일 (목) 지면보기 |  11면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 [자연의 청소부 독수리] 독수리 성조의 깃은 검정색인 어린새와는 달리 노랑색이 많은 갈색으로 변하며 날개를 편 독수리 날개 크기는 3m에 가까워 우리나라 새 중에 가장 크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jpg

                    <글싣는 순서>
ⓛ천연기념물의 보물창고 몽골

②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상

③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하

④위풍당당한 자태…검독수리를 만나다

⑤서서히 내몰리는 개리의 아픔

⑥살아 숨쉴 곳 잃어가는 고니의 비애

⑦희망의 비상…한반도에서 겨울나기

⑧한국·몽골…정책연구의 현주소

⑨천연기념물 철새를 위한 과제

독수리는 '국경없는 이동'을 숙명처럼 안고 산다. 혹한의 추위를 피해 먹이를 찾아 겨울이면 몽골에서 남하해 한반도로 날아온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 243-1호 독수리는 겨울철새다. 아시아에선 주요 서식지가 몽골이고 월동지는 현재로선 우리 나라가 대표적이다.

겨울철 남쪽 기류를 타고 틈틈이 쉬어 가며 때론 단숨에 내달려 온 독수리는 대부분 갓 태어난 어린새다.4월쯤 알에서 깨어난 새끼 독수리가 자라 경험있는 동료와 함께 오는 11월쯤 우리 나라에 모습을 드러낸다. 몽골 에르덴산트 독수리 왕국은 철저하게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힘이 없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자연의 이치를 어린 독수리들은 본능으로 알고 있다. 먹이를 차지할 수 없는 어린 독수리들에게 '이동'은 곧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다.

집단 속에서의 설움 외에도 어린 독수리들에겐 성가신 존재가 또 있다. 바로 까마귀다. 독수리는 육중한 체구와 접으면 망토를 연상케하는 근사한 날개 덕분에 '새들의 황제'라는 칭호를 얻고 있지만, 사냥을 못 하고 사체(死體)만 먹기 때문에 같은 습성을 가진 까마귀와 경쟁관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몸 크기로 따져 10분의 1도 안 되는 까마귀가 상대도 안 될 것처럼 보이지만 되레 독수리가 쫓기기 일쑤다. 보기와 다르게 겁이 많은 독수리의 천성 탓이다.

   
▲ [모정] 독수리 한 쌍이 1년에 1개의 알을 낳고 번식한다. 절벽에 마련된 둥지에서 어미가 올 해 태어난 새끼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jpg
ㅤ▲매순간 위기에서도 생명은 애처롭게 숨쉰다


먼 발치에서 망원경으로 거대한 절벽의 위용을 자랑하는 바트한산을 지켜봤다. 곳곳에서 독수리의 하얀색 분비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발견됐다. 바트한산 독수리 탐조 첫 날인 지난 6월 16일, 가파른 절벽에도 불구하고 일단 접근 가능한 둥지 한 곳을 관찰하기로 했다. 마침 다 큰 독수리 암·수 두 마리가 번갈아 둥지를 오가면서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끼가 있으리라는 확신이 섰다.

둥지를 응시하며 가파른 바위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둥지를 지키고 있던 어미새가 이내 창공으로 떠올랐다. 침입을 감지한 것이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온지 2주 정도 됐을 때까진 침입자가 감지될 경우 어미 독수리는 창공으로 떠올라 침입자를 향해 새끼에게 줄 먹이를 토해내 침입자를 쫓는다고 한다. 기껏해야 이것이 어미 독수리가 새끼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격 수단인 셈이다. 다시 20분쯤 올라 둥지보다 높은 곳에 어렵게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가파른 절벽과 45도 각도로 바위틈새를 뚫고 자라난 자작나무에 의지해 튼튼하게 만들어진 폭 2m· 높이1m 정도의 대형 둥지였는 데 그 곳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큰 눈을 깜박이며 어린 독수리 한 마리가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 아르덴산트 바트한산 절벽의 독수리 둥지를 취재 중인 본사 이기준 기자.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jpg
운이 좋다면 6개월 뒤 한반도로 날아 올 새로운 천연기념물 제243-1호가 자라고 있었다. 깃털의 색깔·생김새와 크기 등을 미뤄 짐작했을 때 태어난 지 대략 50∼60일 정도 돼 보였다. 이 어린 독수리는 날개짓을 하려면 지금까지 자란 만큼의 시간을 더 보내야 한다.

탐조 둘째날 다시 가파른 바위산 꼭대기 능선을 타고 한 시간 남짓 둥지를 찾았다. 새끼 없는 빈 둥지만 발견하며 몇 차례 헛탕을 치고 나서야 또 다시 새끼 있는 둥지를 발견했다.  이번엔 어미와 새끼가 함께 있는 가슴벅찬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높은 곳에서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지평선을 바라보는 어린 독수리는 어미의 날개짓을 유심히 지켜보며 언젠가는 창공으로 힘차게 비상할 힘을 비축하고 있었다.

독수리는 번식기에 단 하나의 알을 낳는다.  일반적으로 평균 55일 알을 품고 부화한 새끼는 대략 100∼110일 동안 어미로부터 먹이를 공급받은 뒤 둥지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놈도 대략 서너 달 뒤면 스스로 날개짓을 배우고 기류에 육중한 몸을 맡기는 연습을 해야할 것이다.

   
▲ 독수리 둥지의 새끼의 모습.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ㅤ▲천혜의 독수리 요람…에르덴산트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에르덴산트는 몽골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독수리 요람이다.  여전히 자연의 법칙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에르덴산트 바트한산을 탐조한 이틀 동안 20여 개의 독수리 둥지를 발견했고 이 가운데 6곳에서 새끼 독수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유목민이 키우는 말과 양 등 가축이 풍부해 그 만큼 독수리의 먹이가 될 수 있는 가축의 사체도 많고 인근엔 우기에 호수도 형성돼 둥지를 짓기에 적합한 암벽이 많기 때문에 독수리에게 좋은 번식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무튼 봄철 차가운 바람과 거센 모래바람, 각종 침입자들의 위협을 견뎌낸 어린 독수리는 10월 에르덴산트에서 대규모로 한국으로 날아올 채비를 하면서 힘찬 비상(飛翔)을 예고했다.

 몽골=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 독수리 한 쌍이 1년에 1개의 알을 낳고 번식한다. 절벽에 마련된 둥지에서 어미가 올 해 태어난 새끼를 정성껏 돌보고 있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인터뷰]전병선 국립중앙과학관 前 연구원

"겨울철새 독수리 보호 한·몽골 공동 노력 필수


- 몽골에서의 독수리 연구성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전병선 국립중앙과학관 前 연구원
"문화재청이 주관한 한국·몽골 자연문화재 공동학술조사의 일환으로 2005년 한 해 몽골에서 독수리의 서식지와 번식지 환경을 조사했다. 당시엔 자연상태의 지역(에르덴산트)과 인위적인 지역(후스타이·고비 고롱세이한 국립공원)으로 나눠 독수리의 생태를 연구했다. 연구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에르덴산트와 달리 유목민의 출입이 통제된 국립공원 지역에선 둥지 수가 차이가 나는 등 독수리의 번식이 원활하지 않은 듯 보였다. 가축이 드나들지 못하기 때문에 먹이 찾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에르덴산트에서의 연구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산란에 성공한 독수리 둥지를 4개월 간 490시간 분량의 비디오에 담았다. 아쉽게 산란 부분은 놓쳤지만 새끼가 알을 깨고 부화하는 시점을 녹화할 수 있었고 거의 성조(成鳥)에 가깝게 자랄 때까지 건강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몽골에서 독수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독수리의 생태 전반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됐다."

- 몽골에서의 독수리 연구가 왜 중요한가.

"독수리가 철새이기 때문이다. 몽골에서 번식에 성공한 독수리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월동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계다. 몽골의 독수리 서식환경이 악화되면 번식률이 떨어지고 그래서 개체수가 줄어들면 우리나라로 오는 독수리도 그 만큼 줄어든다. 독수리의 전반적인 생태 사이클을 연구하기 위해선 몽골에서의 번식 연구와 한국에서의 월동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 현재 독수리에 대한 연구는 어느 수준에 와 있나. 우리 나라에선 어떻게 독수리를 보호해야 하나.

"몽골에서 태어난 독수리에 위성추적기를 달아 이동경로를 파악한 연구결과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재청 주관으로 월동하는 독수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로선 월동하는 독수리가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월동지에 먹이를 제공하는 게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그러나 독수리가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먹이에 따른 전염병 급속 확산 우려가 있다. 또 독수리의 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월동지를 분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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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철새의 서식지 몽골을 가다]② 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상
2008년 07월 31일 (목) 지면보기 |  11면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글싣는 순서>
ⓛ천연기념물의 보물창고 몽골

②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상

③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하

④위풍당당한 자태…검독수리를 만나다

⑤서서히 내몰리는 개리의 아픔

⑥살아 숨쉴 곳 잃어가는 고니의 비애

⑦희망의 비상…한반도에서 겨울나기

⑧한국·몽골…정책연구의 현주소

⑨천연기념물 철새를 위한 과제

천연기념물 243-1호로 지정된 독수리는 친숙하리만큼 잘 알려졌지만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새는 아니다.겨울이나 돼야 몽골에서 남하하고 그것도 파주 장단반도(비무장지대)·철원평야에서나 볼 수 있다. 겨울철새의 메카로 자리잡은 서산 천수만에선 간헐적으로 대여섯 마리의 독수리가 관찰되기도 했다.

먹이가 부족하면 일부는 충청도를 거쳐 저 멀리 남해안(경남 고성)이나 제주도까지 남하하기도 한다.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전 세계에 남아있는 독수리는 대략 5000마리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이 국제보호조로서 멸종위기 적색목록(LedList)에 등재해 보호하고 있는 이유다.

이 가운데 3000여 마리가 몽골에서 서식·번식하며 이 중 1000여 마리가 겨울철 2000㎞ 정도를 비행해 한국으로 내려온다. 독수리의 번식률이 50%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몽골에서 번식한 독수리의 대부분이 한국을 찾는 셈이다. 월동을 위해 남하하는 독수리는 대부분 먹이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유조(어린새)들이다. 천연기념물 보호차원에서 인위적으로 먹이를 주기 때문에 2000년 이후 갑작스럽게 월동하는 독수리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독수리의 고향 몽골


몽골이 독수리의 최대 서식·번식지로써 중요한 지역임에는 틀림없다. 오래 전부터 독수리는 몽골 유목민과 함께 드넓은 초지를 경영했고 이들의 생활문화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몽골 나담축제에서 볼 수 있는 몽골 씨름(부흐) 경기에서 시합 전 선수들이 추는 몽골 전통춤도 바로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을 흉내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매사냥과 같이 몽골에선 (검)독수리를 이용해 사냥을 하는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몽골 또한 도시화·산업화의 급류에 휩쓸리면서 독수리의 서식환경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청소하는 행태가 일반화돼 독수리의 먹잇감이 줄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이상기후도 몽골의 독수리를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초만해도 이상한파와 모래폭풍이 몰아닥쳐 독수리들이 번식을 포기하거나 번식지를 조성하는 데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몽골엔 수백 마리의 가축을 몰고다니는 유목민이 있고 자연 도태되는 가축들도 많아 이것을 먹이로 삼는 독수리에겐 쉽게 몽골을 떠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남쪽으로 210㎞ 떨어진 에르덴산트의 바트한산. 암벽 곳곳에서 독수리 등 맹금류의 둥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본보 취재진의 카메라 앵글에 몸을 웅크린 채 겁먹은 눈빛으로 아비·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어린 독수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독수리 번식밀도 몽골 최대…에르덴산트


몽골의 유명한 독수리 번식지 가운데 한 곳인 에르덴산트로 가는 길목에서 취재진은 가축 부산물이 버려진 쓰레기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 1초도 숨쉴 수 없는 악취가 풍겼지만 독수리들에겐 놓칠 수 없는 먹이터나 다름 없었다. '대자연의 청소부'라는 별칭에 걸맞게 20여 마리의 독수리가 창공을 선회하며 청소할 대상을 포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모두 독수리의 몫만은 아니다. 냄새를 맡고 쫓아와 겁없이 대드는(?) 까마귀떼와 사투를 벌여야 조금 더 먹이를 차지할 수 있다.

이곳에 날아온 독수리 대부분이 생존경쟁을 벌이느라 깃털을 포함해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남쪽으로 210㎞ 정도 가면 토브 아이막(우리나라의 도(道) 단위)의 에르덴산트 솜(우리 나라의 시·군 단위)이 나온다. 군데군데 잘 포장된 길이 없어 대략 방향만 파악해 드넓은 초지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5시간가량 소요된다. 이 에르덴산트 마을에서 10∼20㎞ 떨어진 곳에 산트산과 바트한산이 있는 데 이곳이 바로 몽골에서 독수리 번식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지에 우뚝선 바위산 그 자체다.

취재진이 에르덴산트에 도착한 건 6월 중순, 평균 번식기간을 따지면 독수리가 알에서 깨어나 60일 정도 지난 상황이다. 에르덴산트 일정 두 번째 날, 첫 탐조에서 취재진은 바트한산 암벽 곳곳에서 독수리 등 맹금류의 둥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암벽에 하얀색 분비물이 선명하게 흘러내린 자국이 있으면 영락없이 그곳엔 둥지가 있다. 새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처음 둥지 두 곳에선 새끼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시 30분 정도 암벽을 타고 올라간 세 번째 시도에서 드디어 첫 성과를 볼 수 있었다. 그 곳에 5∼6개월 뒤면 한국을 찾을 어린 독수리 한 마리가 몸을 웅크린 채 겁먹은 눈빛으로 아비·어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독수리

몸길이 102∼112㎝, 날개를 편 길이가 250∼295㎝에 이르는 대형 겨울철새다. 수컷의 겨울깃과 관련, 이마·머리꼭대기·눈앞·뺨·턱밑·멱·앞목에 짧은 갈색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뒷목과 닿는 부분에는 목테 모양 솜털이 있으며 머리에는 회색 솜털이 있다. 뒷목과 정수리 부분엔 피부가 드러나 있다. 독(禿)수리가 한자로 '대머리 독'자를 쓰는 이유다. 몸통깃은 어두운 갈색이고 부리는 검은 갈색, 다리는 회색, 홍채는 흰색이다.

부리와 발톱이 날카롭다. 여름깃은 온몸이 엷은 갈색을 띤다. 탁 트인 하천부지·하구·해안에 찾아와 동물이나 새의 썩은 시체를 찾아 먹는다.

둥지는 나뭇가지 위나 바위 위에 틀고 2∼4월 한배에 1개의 알을 낳는다. 날아오르는 힘은 강하지만 잘 걷지는 못한다. 지중해 서부에서 아시아 동부에 걸쳐 분포하며 아시아에서 서식하는 독수리의 경우 중국과 한국에서 대부분 월동한다.


 몽골=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인터뷰]체벵미아다크 몽골과학아카데미 책임연구원
"서식지 보호위해 공조 중요"

   
-몽골에 서식하는 독수리는 대략 어느 정도나 되나.

"체계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해본 경험이 없어 정확이 '어느 정도 규모다'라고 말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여러 나라와의 공동조사를 토대로 추측해 볼 때 대략 3000∼4000마리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5년 한국 백운기 박사팀과 연구했을 때는 몽골에만 4000여 마리의 독수리가 있는 것으로 통용됐는데 현재에는 다소 줄지 않았나 생각한다."

 -에르덴산트가 독수리 번식지로 왜 중요한가.

"지난 2005년 한국·몽골 공동조사에서 연구진은 에르덴산트에서 49개의 독수리 둥지를 발견했다. 이 때 둥지 가운데 23마리의 새끼 독수리가 성장해 번식성공률 47%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높은 번식밀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에르덴산트 지역엔 유목민이 많아 그 만큼 가축도 많고 그래서 죽은 가축도 많다. 먹잇감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바위산에 요새를 짓고 살기 때문에 그 만큼 둥지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에르덴산트 지역에서 번식한 어린 독수리 대부분이 한국으로 월동을 떠나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도 이곳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몽골에선 에르덴산트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나.

"부끄러운 얘기지만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진 않다. 연구성과를 통한 당위성 확보가 아직 미흡하고 인적·재정적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에르덴산트 마을에 거주하는 수의사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동태를 파악하고 있는 정도다. 에르덴산트 독수리 서식지 보호를 위해 한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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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서 몽골까지 … 희망의 둥지찾아 2000㎞를 날다
천연기념물 철새의 서식지 몽골을 가다
2008년 07월 24일 (목) 지면보기 |  11면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계절을 거슬러 먼저 만난 겨울철새 … 독수리·검독수리·개리·고니 몽골서식지 탐조 취재

                    <글싣는 순서>
ⓛ천연기념물의 보물창고 몽골

②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상

③독수리 왕국 천연 둥지의 신비-하

④위풍당당한 자태…검독수리를 만나다

⑤서서히 내몰리는 개리의 아픔

⑥살아 숨쉴 곳 잃어가는 고니의 비애

⑦희망의 비상…한반도에서 겨울나기

⑧한국·몽골…정책연구의 현주소

⑨천연기념물 철새를 위한 과제

우리나라에선 겨울이 돼야 만나 볼 수 있는 새들이 있다. 자연의 청소부 독수리(천연기념물 243-1호)와 사냥의 명수 검독수리(천연기념물 243-2호), 거위의 조상 개리(천연기념물 325-1호), 대자연을 수놓는 발레리나 고니(천연기념물 201-1호)·큰고니(천연기념물 201-2호)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동북아시아 대륙에서 서식하고 겨울철에 2000㎞를 날아 한반도를 찾는다. 겨울철새의 서식지, 동북아 대륙 가운데서도 광활한 초지와 습지를 간직한 몽골은 멸종위기 종의 보물창고로 불릴만큼 여전히 대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살아 숨쉬는 지구에는 인간과 더불어 하늘을 지배하는 새들이 공존한다. 어두운 지구를 밝히는 도시의 가로등, 온 지구를 누비는 자동차 전조등 만큼이나 많은 새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 숨을 쉰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회색빛으로 뒤바뀌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새들은 인내심을 발휘하며 나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은 이들의 아픔까지 감싸안을 여유가 없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한반도를 찾는 겨울철새들도 시간이 갈수록 낯설어지는 환경 변화에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번식지 생활환경도 예전같지 않고 추위를 피해 내려오는 남쪽지방도 매년 환경이 다르다.

눈 내리는 겨울, 서해안 천수만에서 날개를 펼치고 유유히 창공을 선회하는 독수리의 위엄과 살아 생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여길 만큼 귀해진 검독수리, 얕은 물가에서 한 발을 들고 긴 목을 휘감은 채 휴식을 취하는 고니의 자태, 이따금 금강하구에 나타나 탐조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개리의 모습이 영원히 재연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는 독수리와 검독수리, 개리, (큰)고니 등 대표적인 겨울철새는 어디서, 어떤 환경 속에서 살다 겨울마다 한반도로 내려오는 것일까.

천연기념물로 분류된 이 겨울철새들의 서식환경은 과연 안전할까. 계절을 거슬러 이들의 서식환경과 번식지를 미리 엿보기 위해 철새의 보고, 몽골로 탐조를 떠났다.

   
▲ 천연기념물인 개리
ㅤ▲몽골 이해하기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중위도 내륙국가로 국토면적은 156만 4116㎢, 한반도의 7배(남한의 16배)다. 남북의 거리는 1260여㎞, 동서거리는 2400㎞에 달한다. 300만 명가량의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수도 울란바타르에 거주한다.

행정구역은 우리나라 도(道) 단위에 해당하는 아이막(18개)과 시·군단위에 속하는 솜(333개)으로 구분된다.

몽골의 지형은 4억만년 전 바다에서 융기해 육지로 변화한 것으로 국토의 해발고도가 평균 1580m에 이른다. 5%의 고산지대, 5%의 타이가 산림지대, 25%의 사막지대를 제외한 나머지 65%가 산림초원지대(25%), 초원지대(20%), 사막초원지대(20%)를 형성하고 있다. 겨울철새의 산란기인 몽골의 여름은 평균 최고기온이 34도 정도로 높지만 습도가 비교적 낮아 쾌적한 날씨를 보인다. 몽골 전체 연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데 최근 들어 강수량이 줄어 드는 추세라고 한다.

ㅤ▲독수리의 천연 요새 에르덴산트


울란바타르에서 서남쪽으로 210㎞가량 진행하면 에르덴산트 솜을 만난다. 시가지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곳에 바트한산(Mt.)이 우뚝 솟아 있는데 이곳이 바로 독수리의 번식지 가운데 한 곳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초지 위에 놓인 바위산으로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주를 이룬다. 육지 생명체의 접근을 불허하는 요새중의 요새가 따로 없다. 바트한산은 몽골 내 독수리 서식지 가운데서도 밀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손 꼽힌다.

ㅤ▲초원위의 호수 즐비한 바가노르

반대로 울란바타르에서 동쪽으로 150㎞가량 가면 바가노르라는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석탄 등 자원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몰골의 또 다른 신흥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바가노르 시가지에서 10여 ㎞ 정도 움직이면 곳곳에서 작은 호수들을 만날 수 있는데 물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아이카호수와 궁갈루트호수가 대표적이다.

   
▲ 고니
ㅤ▲하늘에 닿을 듯한 후크노르(호수)

바가노르에서 북쪽으로 산길을 거슬러 30∼40㎞ 정도 가면 '파란호수'라는 뜻을 가진 후크노르가 나온다. 비교적 고도가 높은 곳에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은 호수가 바로 후크노르다. 그리 규모가 크진 않지만 대자연의 명작 가운데 하나로 손색이 없다.

ㅤ▲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독수리와 검독수리, 개리, 고니 등 겨울철새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지만 겨울철에만 유효하다.

연중 대부분의 시간을 동북아 대륙에서 보내고 겨울철에만 한반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철새 관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우리 몫만 가지곤 부족하다. 서식지를 잘 관리해 번식력을 높여 이들이 지속적으로 한반도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함께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몽골의 광활한 초원에서 이제부터 보물찾기가 시작된다.

몽골=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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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만에 찾은 독립유공

2008. 8. 20. 15:47 from 충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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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3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고 신응규 선생으로 일제의 박해가 심했던 지난 1915년 조국의 광복을 위해 혈혈단신으로 만주에 건너가 조선독립운동을 목적으로 조직된 군비단과 태극단, 광복단에 가입해 죽음을 무릅쓰고 항일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 선생은 지난 1919년 일경에 체포돼 신의주지방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마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하지만 가혹한 수감생활 중에 얻은 병마에 시달리다 지난 1927년 징역 6년 7개월 만에 가석방돼 고향인 충주로 돌아왔으나 결국 이듬해 44세의 일기로 병사했다.

이 같은 선생의 애국 공적이 묻혀오다가 당시 재판기록과 유공자의 증언, 후손들의 노력에 의해 광복 63년 만에 비로소 독립유공 사실을 인정받아 건국훈장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고 신응규선생의 손자인 신종무(71) 씨는 "할아버지의 애국 독립활동이 뒤늦게나마 인정돼 다행"이라며 "처절했을 당시의 고통을 잊지 못하고 가셨는데 자손으로서 조금이나마 도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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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접수창구]제7대(민선 6대) 대전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9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접수창구에 등록후보가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선거유세 없이 막판 묻지마식 투표만 있을 판이다.

주민손으로 처음 대전교육수장을 뽑는 제7대 대전시교육감 선거가 19일 본격 점화됐지만 거리나 직장, 가족 등 어느 곳에서도 선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개막 전부터 '교육감 선거 무용론'으로 대전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는 정치권의 입김탓이 크다.

제도 미비, 후보군들의 도를 넘는 눈치작전 등도 시민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60일 선거유세하고 당선?=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일 대전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등록 첫 날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이는 자천 타천 거론되던 후보들 간에 눈치작전이 도를 한참 넘은 탓이다.

여기에 대전교육감 선거를 정면 겨냥한 정치권의 선거무용론이 축제의 장이어야할 선거에 찬물을 끼얹었고, 아직도 불안감은 상당하다.

대부분 후보군들은 선거법 개정 여부를 관망하다 선거 실시가 확정될 경우 오는 10월 18일 공직사퇴 시한을 전후해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후보군들이 10월 출사표를 던지고 공식선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법정 선거운동기간 120일의 절반인 60일만 유세를 펼친다.

또 예비후보등록 마감일인 12월 1일 등록한다면 겨우 보름간 선거유세를 하고 당선을 기대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진다.

같은 직선제인 지방선거에서 후보는 물론 현직 광역단체장들도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들어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당당히 검증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교육감선거가 직선제로 바뀌었지만 정작 후보군들의 의식은 조용히 집안잔치로 끝내던 과거 간선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은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면도 있지만 현장에서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교육계 인사는 "무엇보다 정치권이 대전교육감 선거가 정상대로 이뤄지도록 선거법 개정 논란을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제도 '직선제 맞아?'=여타 지방선거 등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통령선거와 총선, 지방선거등에 적용되는 정치자금 기탁제도가 교육감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치자금 기탁제도는 선관위가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각 개인으로부터 기탁금을 받아 배분하는 것으로, 소액 다수의 깨끗한 정치자금기부 확산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상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 한해 지급토록 명시하고 있어 원천적으로 당원 자격을 가질 수 없는 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은 후원금 등을 합법적으로 모금할 수 없다.

문제는 선거기탁금(5000만 원) 등 '돈 씀씀이'는 광역단체장 수준에 맞춰놨으면서 '합법적인 자금줄'은 막아 놔 비합법적인 루트로 선거자금을 모으는 음성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

일각에선 교육계 반발이 거센 정당공천제와 연계를 하지 않더라도 직선제 도입에 따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시 선관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교육감 선거는 무소속 기준이 적용돼 정치자금은 모을 수 없고 법정선거비용 내에서 지인, 친척 등에게 차용할 수 있다"며 "여타 선거와 비교할 때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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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석 전에 내놓기로 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지역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지방 미분양 해소'란 지방 시장의 요구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대책의 초점이 지방보다는 수도권을 위한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져 있다는 비판과 함께 대책안 발표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이 들썩이면서 지방 시장이 또 다시 '규제'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검토 중인 대책들을 뜯어보면 지방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만 한 정책은 슬그머니 밀려나 있고 대신 수도권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골자로 돼 있다"며 "이는 정부에서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한 지방 주택시장을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책안 발표 이후 수도권 집 값이 상승하면 정부가 과거처럼 또다시 '규제의 칼'을 빼들 것으로 보여 지방 시장까지 그 여파가 미칠 공산이 크다"며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방 부동산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 중인 대책에는 ㅤ▲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ㅤ▲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등 주택정책을 비롯해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완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형 평형 의무비율, 임대주택의무건설 등 재건축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는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조치의 경우 지방은 민간택지에선 전매제한 제도가 없어졌고, 공공택지에서 1년의 경과 규정이 있어 사실상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재건축 규제완화도 수도권 재건축만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가 대책안으로 지방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양도세 경감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 이동하 사무처장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물가를 잡고 금리를 낮춰야 하며, 특히 지방 미분양 시장 해소를 위해서는 수도권과 차별화된 종부세, 양도세 등 세제 완화의 폭을 더욱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현재 수도권 지역 전체 미분양 아파트는 1만 9793가구지만 대전, 충청권은 2만 4616가구(대전 2270, 충남 1만 6910, 충북 5436)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은 추석 전에 발표될 예정으로, 조만간 이를 위한 청와대, 여당, 정부 간 협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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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비상급식 훈련

2008. 8. 20. 15:43 from cciTV

   
 
  ▲ 2008 을지연습 전시 비상급식 체험훈련이 19일 대전시 동구청에서 열려 관계자 및 주민들이 주먹밥과 감자 등 비상식량을 시식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동영상 cctoday.co.kr 허만진 영상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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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가 정부의 '선(先) 지방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 연일 독설을 뿜어내고 있다.

김 지사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라는) 지방균형발전론은 대통령의 오만, 권력을 잡은 자의 오만함"이라며 '강제이주는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지방의 현실을 무시하고, 지방균형발전정책에 역행하는 소아병적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김 지사는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에 대해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국가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도 전에 싹부터 자르는 단세포적인 독변(毒辯)을 늘어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수도권 표심을 의식한 대권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 지사는 앞서 기자간담회나 라디오 대담프로 출연 등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후 수도권 완화정책'에 대해 "정신나간 짓", "떼놈보다 더하다"고 폄훼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뽑아줬더니) 염치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면서 맹공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도권과밀전국연대 등은 김 지사의 잇단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수도권 일극체제 심화가 우려된다"며 "김 지사는 대한민국 국민인지, 오직 경기도만을 위한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김 지사야 말로 아흔아홉칸 가진 자가 한 칸 가진 자의 몫까지 뺏으려는 공산주의적 발상을 갖고 있다"며 "수도권은 인구와 생산기능은 물론 교육, 문화, 의료, 복지 등 모든 것이 집중돼 있어 지나친 비대화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저하를 오히려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계속 이렇게 한다면 앞으로 경기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겠다. 손을 들게 하겠다고 말했는 데, 김 지사야말로 앞으로 비수도권 지역의 눈치를 보도록 만들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전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 국민의 48.3%가 몰려 있어 집중화로 인한 폐해가 임계점에 도달했는데도, 수도권만 더 살찌우겠다는 몰염치한 발상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 수도권 집중화를 반대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촉구하기 위해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추진해 온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그동안 "수도권 규제완화가 추진되면 그나마 지금까지 힘썼던 균형발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감은 물론, 지방의 인력과 산업 등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어 지방의 황폐화는 불 보듯 뻔하다"며 수도권 규제완화를 강력 촉구해왔다.

이춘수 충북대 교수(사회교육과)는 "비수도권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은 '수도권 집중'을 반대하는 것이지, '수도권 발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국정과제는 지방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지방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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