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을 비롯한 신병비관자들의 자살 이야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상으로 퍼지고 있는 일명 '자살게임'에 학생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초등학교 5학년생 자녀를 둔 Y 모(44·천안시 원성동) 씨는 컴퓨터에 몰두해 있는 아들이 도대체 무슨 게임을 하는지 궁금해 옆에서 지켜보다 깜짝 놀랐다.
아들이 빠져있는 게임은 시커먼 바탕화면에 주인공이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물체와 부딪쳐 죽는 가운데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게임 속 주인공이 죽는 순간에는 핏빛을 상징하는 듯한 붉은 물감이 화면 전체를 뒤덮었고 주인공이 죽는 것과 동시에 스피커에서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도대체 무슨 게임이냐는 질문에 Y 씨의 아들은 너무도 태연하게 '자살게임'이라고 설명해 Y 씨는 또 한 번 놀랐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초·중학생들 사이에서는 자살과 관련된 게임이 쉽게 번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인터넷 검색창에 '자살'과 관련된 단어만 입력해도 누구나 쉽게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는데다 게임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 음성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자살 관련 게임을 친구들끼리 돌려가며 즐기는가하면 자살을 미화하거나 죽음을 주제로 한 다양한 글들을 쉽게 접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학부모 Y 씨는 "인터넷 교육이 현대사회의 필수과목으로 자리잡은 만큼 위험성에 대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교육에도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아직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벌써부터 자살을 게임으로 즐긴다면 앞으로 이 사회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각 학교별로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 유해 게임이나 댓글 등 정보통신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또한 학생들끼리 이 같은 인터넷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표어, 포스터 등의 대회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최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