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희정 텃밭’ 충청서 민심잡기 시동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역대 선거 때마다 충청권이 대선 전체 승부를 좌우했다.
충청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아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고 싶다”며 충청권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텃밭인 대전·충남에서 충청권 공약을 내놓으며 중원민심을 잡기 위한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문 전 대표의 이날 충청권 방문은 대선행보 일정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내심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안 지사를 견제하는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비전 중 하나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며 “헌법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연방제에 버금가는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공화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상징이자 지방분권의 혼이 담긴 대전·충남을 국가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아직도 중앙행정부처가 (세종으로) 다 이전하지 않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안전부까지 빠른 시일 내에 이전시켜 세종시를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며 “공무원의 복지와 편익을 담당하는 행안부만큼은 반드시 내려와야 공무원의 고충을 앞장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ETRI에서 과학인과 간담회를 가진 문 전 대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당선되면 옛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고 대전을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줄서기로 권력과 연결된 일부 과학자들이 과학기술 예산을 독점하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기재부가 예산을 쥐고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과기부가 과학기술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외에도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기초과학 강화를 통한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배출 등을 제시했다.
탄핵이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선 정국이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지금 대선 정국을 말하기에는 좀 이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탄핵인용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 수사에서도 탄핵절차 지연을 위해 갖은 수단을 쓰고 있다”며 “당초 2월 말, 3월 초면 탄핵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도 안 됐는데 정치권이 너무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촛불민심과 동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권은 좀 더 탄핵정국에 집중하고 시민들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