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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도지사 예비후보 자진사퇴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충남지역 6·13 지방선거의 판도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은 단단한 지지도와 안 전 지사의 인기도를 바탕으로 충남지역 지방선거와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낙관해 왔다. 이 때문에 충남 정가에선 민주당 내 후보간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하지만 불과 보름만에 장밋빛 전망은 사라지게 됐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고, 이 충격파가 가시기 전에 당내 유력 도지사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연녀 공천설’ 등이 터졌다.

안 전 지사는 2차 피해자까지 나오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고, 박 전 대변인은 당 안팎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14일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박 전 대변인의 사퇴로 ‘구설수’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차단했지만, 경선의 흥행을 본선까지 이어가겠다는 전략에 대한 수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은 박 전 대변인의 사퇴에 따른 당 안팎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양승조 의원 등으로 재편된 도지사 경선 경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도 숙제다.

민주당에게 있어 희망적인 대목이라면,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도가 경쟁 당에 비해 높은데 다, 남북정상회담 등의 핫이슈도 선거 직전에 예정돼 있어 현재의 위기를 상쇄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양 의원과 복 전 시장 캠프 측 인사들은 “복 전 시장이나 양 의원 모두 애초부터 안 전 지사나 문 대통령에게 기댄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라며 “박 전 대변인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되도록 빨리 수습하고, 정책과 인물로 승부한다면 선거는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사태를 지나면서 해볼만한 싸움으로 판세가 돌아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땅한 도지사 후보자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이인제 전 의원이 출마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도 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명수 의원도 기존의 ‘출마 불가’에서 ‘검토’로 생각의 방향을 돌렸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양자대결’ 또는 ‘3파전’의 구도가 형성되면 선거 흥행 주도도 가능하다. 여기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천안갑’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현실화될 경우 충남 전체 선거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사태는 그동안 포장되고 가려졌던 민주당의 맨 얼굴이 드러난 것”이라며 “충남도민들이 거품으로 가득했던 민주당을 제대로 보고 선거를 통해 판단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년 동안 안 전 지사의 충청대망론 등에 눌려 충청의 많은 보수층이 침묵을 지켜야 했던 암묵적인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정치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번 선거는 보수층이 다시 한 번 뭉쳐 제 목소리를 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지난 연말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표심공략을 위해 뛰고 있고, 김제식 충남도당 공동위원장도 출마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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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정부 개헌안 초안에 담긴 ‘수도 규정을 법률에 위임한다’는 문구 속에는 각 지역별 민심을 의식한 꼼수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개헌안에 ‘행정’의 문구가 빠진 ‘수도 법률위임’이라는 표현을 내세웠다. 정부의 논리대로 법률을 통해 수도를 정할 경우 세종시 이외의 도시가 행정수도 지정에 참여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또한 ‘행정수도’의 규정이 없는 탓에 문화수도·해양수도·과학수도 등 각 지역별 특성을 살린 ‘수도 법률화’가 난립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하루빨리 수도 법률위임 카드를 접고 ‘세종시=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확정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수도 법률위임에 대한 문제점은 지난해 11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행정수도 개헌 국회 대토론회’ 자리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토론자들은 법률 위임의 차선책에 대해 “법률의 개정 과정에 있어 세종시 이외의 도시가 행정수도 지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행정수도 외에 다양한 수도의 개념이 주장되면 행정수도로서의 세종시의 법적 지위의 특수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걸었던 각 ‘지역별 수도론’도 재점화 될 소지가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문화수도(광주), 해양수도(부산), 과학수도(대전) 등을 거론했다. 만약 ‘행정수도’가 아닌 ‘수도’의 법률화가 시행될 경우 지역구 의원들이 각각의 특성을 살린 수도 법률화를 줄이어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헌안 초안에 담긴 수도 법률위임은 다양한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법률 위임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향후 각 지역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항목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행정수도의 지위를 마땅히 가져야 할 세종시를 외면하고, 각 지역별 민심을 의식한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별 민심을 의식한 불투명한 조항 신설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세종시가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 법률위임이 진행 될 경우 중앙부처를 비롯한 각각의 공공기관 이전·재배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충청권 민심은 행정수도 명문화에 쏠리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는 “법률 위임은 반복적인 국론분열로 가는 갈등의 길”이라며 “정권과 다수당의 변화에 따라 법률 개정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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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대덕산업단지. 네이버 항공뷰 캡처

공단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59) 씨는 인력 충원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져있다.

인력을 충원해도 길어야 몇 달, 짧으면 3주 만에 퇴사하는 등의 상황이 반복되면서 생산 라인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는 업체라는 업계 내 평가에 힘입어 사업 확장에 나선 A 씨는 신규 라인까지 설치했지만 결국 설비만 놀리는 꼴이 되고 있다.

이 업체의 신입 사원 연봉은 3300만원으로 업계 평균보다 20% 가까이 높은데다 학력 제한도 완화했지만 청년 인력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라고 A 씨는 토로한다.

그는 “매일같이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라는 소식을 듣지만 청년 인력을 구경조차 못하는 현실에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력을 구하려는 중소기업은 넘쳐 나는데 정작 중소기업 문을 두드리려는 인력은 부족한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활발한 산업 활동으로 지역 경제의 핵심거점이 돼야 할 대덕산업단지공단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역 경제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대덕산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근로자 수는 1만 187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13명) 감소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올해 초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을 앞둔 일부 입주기업이 고용 인원 감축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산단 내 기업들의 청년 인력난이 만성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산단 전체 인력의 청년층 수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전국산업단지현황통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국 산단 전체 인력 가운데 청년층 수요 비중은 29.1%인 반면 공급은 6.7%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덕산단도 공급 부족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산단의 부정적 이미지와 편의시설 부족, 환경오염 등 비경제적 요인을 기피 이유로 꼽는 턱에 산단 내 기업들의 청년 인력난은 만성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산단 내 입주업체들은 현장을 외면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 등 일자리 개수만을 늘리기 위한 정책만이 계속된다면 본질적으로 해결돼야 할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산단 입주업체 등 중소기업 인력은 부족한 현상만 더 가중될 뿐”이라며 “업무환경 등 비효율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실사와 지원 및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청년 인력의 외면 요인을 분석하는 등 질적인 요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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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충남지사 후보군을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 등으로 압축시키며 '안희정 쇼크'를 지렛대 삼아 충남지사 선거 승리를 노리고 있다.

당초 한국당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버티고 있는 충남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불거진 여비서 성폭행 의혹 파문 이후 지역의 밑바닥 민심이 변하면서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6·13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12일 충청투데와 통화에서 "충남지사에 3명의 후보군을 두고 고심 중에 있다"며 "이 전 최고위원과 이 의원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본인의 불출마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전 최고위원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하며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은 홍 의원과 인터뷰를 인용해 "어제까지 3명이 당에 후보 신청을 했다"며 "그 중 하나는 이 전 최고의원"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오보로 파악된다. 홍 의원은 앞서 밝혔듯 본지와의 통화에서 후보군을 고심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이 전 최고위원의 최측근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펄쩍뛰었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의 최측근은 "홍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데 저도 지인에게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진짜 그런 말씀을 하신건지 진위를 알 수 없다"면서 상기된 목소리로 거듭 ‘오보’라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정치 재계의 선택지를 두고 현재까지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측근은 "아직까지는 충남지사 출마에 대한 생각이 5대 5"라며 "다만 당에서 적극적으로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만큼 3월 달 안으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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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상업용지 등기부등본. 지난해 11월 소유주가 신세계 프라퍼티 자회사인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 변경됐다.

청주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TP) 내 유통상업용지에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의 부동산 호재에 인터넷 부동산카페를 중심으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생존권이 걸린 전통시장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복합쇼핑몰 건립 여부는 6·13 지방선거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 인터넷경제언론은 지난 8일 신세계그룹이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상업용지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출점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청주TP 유통상업용지의 면적은 3만 9612㎡다. 지난해 2월 이마트가 청주TP 자산관리로부터 이 부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충청투데이가 최초 보도하면서 지역의 뜨거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마트가 청주TP 내 유통상업용지를 매입하면서 이 부지에는 이마트 또는 창고형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 부지의 소유주가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로 변경됐다. 에스피청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는 신세계그룹의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자회사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지만 법인이 다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서울 코엑스몰, 고양, 하남 등의 스타필드를 개발한 회사다. 청주TP 유통상업용지의 소유권이 이마트에서 신세계프라퍼티의 자회사로 넘어갔다는 것은 이마트 외의 다른 유통시설이 들어올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이마트나 이마트타운, 트레이더스 등이 단순 유통시설이라면 스타필드는 유통과 함께 체험, 놀이, 문화 등이 포함된 복합시설이다. 그만큼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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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소유권이 넘어온만큼 청주TP 유통상업용지에 이마트가 아닌 다른 시설이 입점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주TP의 3차 추가 확장에 맞춰 신세계그룹이 추가 부지를 매입해 부지면적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스타필드 입점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뜨거웠던 찬반 논란이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6·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전의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역 부동산을 주로 다루는 한 인터넷카페에는 8일 이후 수십개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글들은 대부분 스타필드 입점을 찬성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시자들은 대형마트 입점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연락처를 공유하거나 청와대 청원을 올리자고 독려하고 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후보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스타필드 입점에 민감한 이유는 주말에 여가활동을 즐길곳이 부족한 청주의 현실과 함께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을 거의 유일한 호재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화용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장은 “이미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인데 대형유통시설의 추가입점을 허용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지방선거 기간이니 도지사와 시장 후보들에게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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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남도 공보비서 6급 여직원이 안희정 도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지난6일 안 지사가 출근하지 않은 탓에 도지사실이 있는 5층 복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연이은 추가 폭로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덩치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안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나흘째(8일 현재)로 접어들었다. 지난 7일 저녁 안 전 지사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추가 폭로가 나오고, 검찰이 관련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사건은 점차 몸집이 커지고 있지만, 안 전 지사는 김 씨의 폭로 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등 사건의 내막은 오히려 미궁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처음 터진 것은 지난 5일 저녁 8시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JTBC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4차례의 성폭행과 수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 때부터 안 전 지사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대신 안 전 지사 비서실은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로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측근들 역시 곧바로 연락이 두절됐다.

그리고 4시간여가 흐른 지난 6일 새벽.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내놨다. 그는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라며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종적은 여전히 묘연했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하지만, 일방적이었다. 이날 아침. 안 전 지사는 도 비서실을 통해 사임서를 충남도의회에 전달했고, 도의회 신속하게 처리했다. 

김지은 씨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잠적을 이어가던 안 전 지사 측과 간헐적이지만 기자들과 연락이 닿기 시작한 것은 7일 오후부터였다.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최초 폭로한 후 사흘째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신형철 안 전 지사 비서실장은 이날 어렵게 연결된 전화통화에서 “어제(6일) 안 전 지사와 변호사 선임 문제를 논의했다”라고 "재판까지 염두에 둬 당연히 변호사 선임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경. 신 전 실장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예상 밖이었다. 그는 “8일 오후 3시 안 전 지사가 충남도청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전달해 온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안 전 지사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날 저녁 서울서부지검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CCTV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갔다.

더욱이 이날 오후 8시 JTBC에선 안 전 지사가 만든 정책연구소 여직원이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또 터졌다.

8일 오전부터 충남도청 1층 로비는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을 2시간여 앞둔 오후 1시. 기자들에게 신 전 실장으로 문자메시지 한 통이 왔다. 기자회견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안 전 지사는 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고 ‘셀프소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의 위치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변호인단을 꾸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수도권에 머무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안 전 지사가 스스로 ‘검찰에서 빨리 소환해 달라’고 말한 점으로 볼 때, 검찰 출석 이전까지는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안 전 지사의 모습은 서울서부지검의 포토라인에서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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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에 ‘충남 엑소’ 불려, 평소 인권·페미니즘 강조, 젊은 지도자에 배신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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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2030세대 청년 유권자사이에서 ‘정치혐오’로 번지고 있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진보적인 젊은 지도자 이미지로 대학생은 물론 청년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던 만큼 사회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안 전 지사는 이른바 ‘충남의 엑소’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젊은층의 인기가 상당히 높았던 정치인으로 꼽혀왔다. 실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토크행사 등도 빈번하게 열었고 지난달까지 한 단체에선 ‘안희정 대학생 서포터즈’도 모집한 바 있다.

안 전 지사가 그간 인권운동과 페미니즘 등을 기조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강조했던 터라 이번 사태는 충격에서 배신감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5월 안 전 지사가 대선주자였을 당시 선거 캠프원으로 참여했던 청년들의 경우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당시 캠프원으로 참여했던 20대 한 여성은 “지금 이 상황이 정리가 안 된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받았을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고 지지를 보내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청년들 사이 정치혐오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대전지역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양모(여·25) 씨는 “여성인권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정치인이라 분노를 너머 패배감까지 든다”며 “사태를 접한 순간 모든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한 청원자는 “충남 아산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는 대한민국이 정말 잘 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며 “그런데 안희정 사태로 공직사회의 불명예스러운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면서 수험생활의 목표가 흔들린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가 기득권층의 권력 남용에서 비롯된 만큼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권선필 목원대 정치학 교수는 “성폭행 사건은 그동안 비일비재 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유독 정치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강하게 날리는 이유는 그동안 보이지 않게 숨겨졌던 기득권층의 권력 남용에 대한 불만 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2030세대의 정치개입, 정치참여가 중요하다”며 “더 나아가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사회적으로, 지역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더 집중하고 변화해야할 측면이 어떤 것인지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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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에 있는 충남도 옛 도지사실 내 집무실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를 대신해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자리하고 있다. 홍서윤 기자 

성추행·성폭행 추문에 휩싸인 인사들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한창 이어지고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 옛 충남도청 안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명패와 책이 6일자로 모두 치워졌다. 

충남도 옛 도지사실은 2012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옛 공간을 보전해 그대로 전시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가장 마지막으로 집무실을 사용한 도지사가 안 전 지사인만큼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제36·37대 충남도지사를 역임한 안 전 지사 명패가 놓였던 집무실 책상에는 제18대 도지사를 역임한 정석모 전 지사의 명패가 새롭게 놓이게 됐다.

안 전 지사가 평소 즐겨 본 책이자 그가 기증한 한국의 권력구조와 경제정책,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경제는 정치다 등 책 3권은 집무실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전시 해설사에 따르면 안 전 지사가 남겨놓고 간 책 안에는 그가 손수 적은 메모들이 많이 있었고 많은 여성팬이 방문해 이를 사진으로 찍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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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충남도 옛 도지사실에 있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명패. 

안 전 지사의 물품이 치워진 것은 5일 현직 비서가 그에게 수개월간 성폭력을 당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날이다. 사실상 성추문에 휩싸인 인사와 관련된 물품이 전시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옛 충남도지사실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관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별도로 잘 보관하고 있다. 다른 전시계획이 생기면 다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를 비롯해 이른바 성범죄 고발(Me Too) 운동에 연루된 인사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최근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앞서 고은의 안성서재를 재현한 ‘만인의 방’을 폐쇄했다. 교과서 내용도 바뀔 전망이다. 일부 출판사들은 집필진과 협의해 교과서 속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른 내용으로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 성범죄 고발 운동에 연루된 인사의 흔적지우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있는 그대로의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그의 물건을 치운다고 그가 충남도지사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사태는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그것도 역사인만큼 우리가 감내하고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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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지은 씨가 맡았던 정무비서라는 직책에 대한 궁금증이 늘고 있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지사의 경우 4급~8급까지 5명을 별정직으로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으며, 도 공무원 4명 등 모두 9명으로 비서진을 꾸릴 수 있다.

‘정무비서’라는 명칭의 정확한 직책은 없으며, 김 씨의 경우 지방별정직 6급 상당으로 도에 들어왔다. 김 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 중 안희정 캠프에 합류하면서 안 전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캠프에서 홍보기획관을 맡았던 김 씨는 안 전 지사가 경선에서 패배한 후 도지사로 복귀하면서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돼 함께 도에 들어왔다. 수행비서 역시 별정직이다. 수행비서는 특히 업무 특성상 도지사와 24시간 함께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대내외 일정에 함께 동행하며 도지사를 보좌한다. 이 때문에 이동할 때에는 도지사와 한 차에 타는 것은 물론, 식사와 술자리 등도 함께 할 때가 많다. 일과 이후에도 비상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대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행비서는 업무 강도가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이 맡는 직책이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활동해 오던 김 씨는 최근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마찬가지로 별정직이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치적인 업무 보좌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 김 씨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에 관사를 방문하는 등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거나 시간·장소에 상관없이 안 전 지사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정무비서의 업무적 특수성 때문이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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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로부터 수 개월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행 비서의 폭로가 나왔다.

안 지사의 정무 비서(전 수행 비서) 김지은 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지사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씨는 안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당했다.

성폭행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 같은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대부분 수행 일정 이후에 이뤄졌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또 수행 비서로서 안 지사의 성폭행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다소 늦게 폭로한 이유에 대해서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본보는 안 지사 측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려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측은 “안 지사 측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면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로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6일경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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