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먹이 기다린 사냥꾼”, 변호인 “연인 관계의 합의”, 이달 안에 1심 선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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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여비서 김지은 씨가 '미투(Me Too)' 폭로 이후 넉 달 만에 피고인과 고소인 신분으로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첫 정식 재판이 열린 2일 검찰은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 같았다’는 등의 다소 격앙된 표현을 사용하며 안 전 지사의 혐의가 위계에 의한 성폭력임을 강조했다.

피고인 석에 앉아 이 같은 공소요지를 듣고 있던 안 전 지사는 지그시 눈을 감기도 했으며 안경을 벗고 손으로 눈을 비비기도 했지만, 절대로 시선을 방청석 쪽으로는 돌리지 않았다. 방청석 맨 앞줄에는 여비서 김지은 씨가 앉아 있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안 전 지사의 1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될 정도의 막강한 권력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이용해 피해자를 수차례 간음하고 추행했다”며 “김 씨가 을(乙)의 위치에 있는 점을 악용해 범행한 것”이라고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이어 검찰은 "김 씨가 수행 비서가 된 지 한 달도 안된 시점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첫번째 간음 사건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점이 집약적으로 나타나 있다"며 "늦은 밤 출장지에서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맥주 심부름을 시켜 간음했음에도 '오히려 자신과의 관계를 원했다'는 식의 나르시즘적 태도를 보인다"고 질타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즉각 반박했다. 

변호인은 ‘강제추행이 아닌 연인관계로서의 애정을 갖고 합의 아래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유력 인사라고 해서 곧 위력을 휘둘렀다고 단정할 수 없는 등 위력의 의미는 추상적인 개념”이라면서 “유력 인사와 일하는 여성직원은 전부 잠재적 피해자로 봐야 하느냐”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혼인 경험이 있고 결단력이 뛰어난 여성”이라며 "이 여성의 자유의사를 제약할 수 있는 위력이 무엇이고 어떻게 수차례 행사될 수 있다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방청석에 앉아 첫 재판을 지켜본 김 씨는 검찰의 공소요지 낭독에 이어 안 전 지사 변호인측이 변론에 나서자 옆에 앉은 지인과 필담을 나누기도 했다. 재판부는 “위력이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가 재판의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외국 판례 검토와 전문가를 외부위원으로 지정해 의견을 듣는 등 위력 부분을 심도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지난 2월 25일까지 김 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올해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날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총 7회의 집중심리를 거쳐 8월 전에 1심 선고를 할 방침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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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구설수 오를까” 몸조심…공직사회 회식 자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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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전보다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해져 매출은 주는 반면, 전기세, 임대료, 관리비는 계속해서 나가고 여러모로 아주 힘든 상황입니다.”

청주시 한 공공기관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42) 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점심과 저녁을 파는 음식점들은 그래도 찾는 사람들이 있어 상황이 좀 나을 텐데 저희 업종은 젊은 사람들까지 안와 힘들기만 하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구성원들이 점차 젊은 세대들로 변화되면서 점점 소규모로 변화하던 회식문화가 최근 ‘미투’ 운동으로 더욱 축소되고 있다.

충북 몇몇 자치단체장 예비후보들과 관련해 ‘미투운동’이 이어지면서 애초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고위 공직자들과 일반 공무원들은 회식을 피하거나 자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또한, 6·1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있어 회식 및 저녁자리에서 말실수를 하거나 본인의 생각을 무심코 말하다 조직 내 구설에 휘말리기도 싫다는 입장이다.

주된 고객이 공무원인 지역 상권의 근심은 가득하다. 청주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53) 씨는 “최근 미투운동과 지방선거 시기가 겹치면서 최대한 공직 내에서 회식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선거를 목전에 앞둔 예민한 시기에 술자리 혹은 회식자리를 만들어 뒤에서 괜히 이상한 이야기가 나올 행동을 일체 안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지금은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공직사회에 들어와 과거 저녁에 종종해왔던 회식 횟수도 줄어들 뿐더러 점심과 문화 회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주된 고객이 공무원인 공공기관 인근 업주들은 이들의 열리지 않는 지갑에 울상을 짓고있다. 청주시 흥덕구 소재 공공기관 주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C(32) 씨는 “지난 1월에만 해도 송년회와 직장내 모임 등으로 공무원 손님들이 정신없이 찾아와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며 “최근에는 무슨 일인지 구청직원들의 발걸음이 줄었고 인근에서 일하는 일반회사원들과 학생들만 가게를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공공기관 주변 상권이 잘되는 이유는 인근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단체 방문·회식과 그 일행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불러오는 연쇄 반응으로 상승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같은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 주변상권들은 도미노처럼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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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도지사 예비후보 자진사퇴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충남지역 6·13 지방선거의 판도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은 단단한 지지도와 안 전 지사의 인기도를 바탕으로 충남지역 지방선거와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를 낙관해 왔다. 이 때문에 충남 정가에선 민주당 내 후보간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하지만 불과 보름만에 장밋빛 전망은 사라지게 됐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고, 이 충격파가 가시기 전에 당내 유력 도지사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내연녀 공천설’ 등이 터졌다.

안 전 지사는 2차 피해자까지 나오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고, 박 전 대변인은 당 안팎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14일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박 전 대변인의 사퇴로 ‘구설수’가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차단했지만, 경선의 흥행을 본선까지 이어가겠다는 전략에 대한 수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은 박 전 대변인의 사퇴에 따른 당 안팎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양승조 의원 등으로 재편된 도지사 경선 경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도 숙제다.

민주당에게 있어 희망적인 대목이라면,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도가 경쟁 당에 비해 높은데 다, 남북정상회담 등의 핫이슈도 선거 직전에 예정돼 있어 현재의 위기를 상쇄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양 의원과 복 전 시장 캠프 측 인사들은 “복 전 시장이나 양 의원 모두 애초부터 안 전 지사나 문 대통령에게 기댄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라며 “박 전 대변인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되도록 빨리 수습하고, 정책과 인물로 승부한다면 선거는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사태를 지나면서 해볼만한 싸움으로 판세가 돌아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땅한 도지사 후보자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이인제 전 의원이 출마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도 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명수 의원도 기존의 ‘출마 불가’에서 ‘검토’로 생각의 방향을 돌렸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양자대결’ 또는 ‘3파전’의 구도가 형성되면 선거 흥행 주도도 가능하다. 여기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천안갑’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현실화될 경우 충남 전체 선거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사태는 그동안 포장되고 가려졌던 민주당의 맨 얼굴이 드러난 것”이라며 “충남도민들이 거품으로 가득했던 민주당을 제대로 보고 선거를 통해 판단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년 동안 안 전 지사의 충청대망론 등에 눌려 충청의 많은 보수층이 침묵을 지켜야 했던 암묵적인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다”라며 “정치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번 선거는 보수층이 다시 한 번 뭉쳐 제 목소리를 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지난 연말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표심공략을 위해 뛰고 있고, 김제식 충남도당 공동위원장도 출마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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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지은 씨가 맡았던 정무비서라는 직책에 대한 궁금증이 늘고 있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지사의 경우 4급~8급까지 5명을 별정직으로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으며, 도 공무원 4명 등 모두 9명으로 비서진을 꾸릴 수 있다.

‘정무비서’라는 명칭의 정확한 직책은 없으며, 김 씨의 경우 지방별정직 6급 상당으로 도에 들어왔다. 김 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 중 안희정 캠프에 합류하면서 안 전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캠프에서 홍보기획관을 맡았던 김 씨는 안 전 지사가 경선에서 패배한 후 도지사로 복귀하면서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돼 함께 도에 들어왔다. 수행비서 역시 별정직이다. 수행비서는 특히 업무 특성상 도지사와 24시간 함께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대내외 일정에 함께 동행하며 도지사를 보좌한다. 이 때문에 이동할 때에는 도지사와 한 차에 타는 것은 물론, 식사와 술자리 등도 함께 할 때가 많다. 일과 이후에도 비상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대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행비서는 업무 강도가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이 맡는 직책이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활동해 오던 김 씨는 최근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마찬가지로 별정직이다. 정무비서는 수행비서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치적인 업무 보좌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 김 씨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에 관사를 방문하는 등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거나 시간·장소에 상관없이 안 전 지사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정무비서의 업무적 특수성 때문이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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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로부터 수 개월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는 수행 비서의 폭로가 나왔다.

안 지사의 정무 비서(전 수행 비서) 김지은 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지사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씨에 따르면 김 씨는 안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도 당했다.

성폭행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 같은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대부분 수행 일정 이후에 이뤄졌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또 수행 비서로서 안 지사의 성폭행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다소 늦게 폭로한 이유에 대해서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본보는 안 지사 측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하려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JTBC 뉴스룸 측은 “안 지사 측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면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로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6일경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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