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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정치사의 산증인이자 ‘충청의 거목’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향년 92세로 영면에 들어갔다. 김 전 총리의 영면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2009년 서거), 고 김영삼 전 대통령(2015년 서거)과 함께 한국 정치사를 이끌었던 ‘3김(金) 시대’도 종언을 고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8시15분경 서울 중구 청구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도착 전 이미 운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총리 영결식은 27일 진행되며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고향인 부여 선산 가족묘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 곁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향인 부여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24일 부여군민체육관(부여중학교 내)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조문을 위한 지역 인사와 일반 주민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영결식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충청 대망론’의 원조인 고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인 박상희 씨의 사위가 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됐고, 제1대 중앙정보부장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5·16 군사쿠데타에 가담해 박정희 정권의 창출에 기여하면서 한때 박 전 대통령의 후계로 거론되기도 했다. 1963년에는 공화당 창당을 주도해 그해 6대 총선에서 부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대한민국 역사상 최다선(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971년에는 40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1990년 노태우·김영삼과 함께 ‘3당 합당’, 1997년 김대중과 함께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한 ‘DJP연합’ 등 한국 정치사의 굵직굵직한 정계개편을 이끌었다. 1995년에는 충청지역 기반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해 15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역 기반 정당의 신화를 쓰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생전 충청권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고 지역 정치인들은 기억하고 있다. 정치계 한 인사는 “한국 정치사의 거목인 김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면서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정치사의 거목이자 충청의 거목인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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