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인 벌금 800만원, 추징금 2천만원을 선고받은 구본영 천안시장.  출처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구본영(67·사진) 천안시장이 결국 14일 시장직을 상실했다. ▶관련기사 10면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구 시장에 대한 상고심 판결에서 구 시장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800만 원과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구 시장은 재선 1년 6개월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구 시장은 2014년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인 A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0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구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000만 원을 명했다. 다만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구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어째됐든 이번 일은 저의 부덕의 소치이며 불찰”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을 향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시정에 전념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 결정으로 천안시는 구만섭 부시장의 시장 권한대행체제로 전환됐다. 구 시장의 궐위로 인한 보궐선거는 내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예비 후보자 등록(12월 17일) 등의 선거일정도 총선과 같이 이뤄진다. 

당장 지역 정치권에서는 보궐선거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구 시장을 공천했던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물론 당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시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현안사업들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구 시장 낙마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면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의 어깃장과 구본영 시장의 탐욕이 함께 빚어낸 참극”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천안시장 보궐선거 무공천과 선거비용 완납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천안지역위원회도 “민주당은 박완주 의원을 비롯해 69명의 국회의원 탄원서를 제출하며 법원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며 “보궐선거 공천 포기와 선거비용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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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안희정, 구본영, 이춘희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핵심인사들의 잇단 비위 의혹과 기소·피소 등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을 토대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돼왔지만, 잇딴 비리와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충남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가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청구된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4일 검찰에 출두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3일에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본영 천안시장이 구속됐다. 구 시장은 김병국 전 천안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부터 25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체육회 직원 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김 전 부회장은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를 앞둔 2014년 5월말 구 시장 등에게 정치자금 2500만원을 줬고 구 시장의 지시로 체육회 직원을 채용했다"고 폭로했다. 구속영장 발부로 구 시장의 재선 도전에는 먹구름이 꼈다.

대전은 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세 명 중 한명이 측근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정국교 전 의원은 최근 "시장 예비후보 중 한 분의 측근비리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비위 의혹은 추가적인 자료가 제시되지 않는 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논평하면서 양자 간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 예비후보는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어 당사자 규명이 늦어질수록 향후 나머지 두 후보까지 도덕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이춘희 세종시장도 최근 시민단체인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로부터 수뢰와 업무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협의회는 이 시장이 친척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미술품 6점을 수의 계약해 시청에 전시하면서 3년에 걸쳐 3691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그 대가로 갤러리측이 분양하는 상가 2채를 특혜분양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는 또 이 시장이 산하기관 직원채용과 관련해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자신의 선거운동원을 임용시키려는 취지로 강압적 언행과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를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이번 정권은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촛불민심 위에서 탄생한 정권인 만큼 민주당 정치인들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잇따라 터지고 있는 민주당 충청권 인사들의 비위사실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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