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자와 이종윤 청원군수 당선자가 통합에 앞서 인사교류를 실시할 것을 합의했다. 취임 직후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인사교류를 놓고 벌써부터 청주시와 청원군 공무원들 사이에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각 시·군 공무원들은 인사교류 시 상대편 공무원들이 적응하기 힘들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또 적응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인사교류 합의

지난 24일 청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자, 한범덕 청주시장 당선자, 이종윤 청원군수 당선자가 모여 청주·청원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 당선자와 이 군수 당선자는 통합 진행에 앞서 양 시·군 공무원의 인사교류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 군수 당선자는 한발 더 나가 “충북도와 각 시·군이 실시하고 있는 1~2년간의 교환근무가 아닌 완전 전입형태로 인사교류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청주·청원 통합에 앞서 인사교류를 통해 양 시군공무원들이 서로에 대한 업무를 이해하고 통합 후 양 공무원 조직간의 화합의 매개체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시·군 공무원 반응

양 시·군 공무원들은 “인사교류를 실시할 경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들은 본청 근무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에는 서로 공감하고 있지만 청주시 동주민센터와 읍·면사무소 근무의 경우 특히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청주시 한 사무관은 “청원군 공무원들이 청주시 동주민센터에 올 경우 무엇보다 엄청난 민원에 숨이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각 동주민센터의 정원은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14명이다. 동별 인구는 지난 3월 현재 흥덕구 가경동이 5만 4000여명이고, 상당구 율량사천동·용암1동, 흥덕구 성화개신죽림동·복대1동이 4만 명을 넘고 있다. 적게는 상당구 오근장동과 흥덕구 강서2동이 4000여명 안팎이다.

인구대비 동주민센터 직원이 적다보니 동주민센터에서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화장실 갈 틈조차 없다”며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고 있다.

청원군 공무원들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청원군 한 담당은 “읍·면사무소 업무는 청주시 동주민센터 업무와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군민들에 대한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적응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원군 읍사무소 정원은 내수읍 24명·오창읍 36명이다. 각 면사무소는 최소 14명에서 최대 19명. 인구대비 공무원 수를 생각하면 청주시 동주민센터와 비할 바가 못된다. 하지만 청주시와 달리 각 읍·면사무소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청원군 공무원들은 민원의 성격도 청주시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 면사무소 직원은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막무가내 민원도 많다”며 “공무원이 법대로만 한다고 하면 마을에서 소문이 안좋아져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민원인 한 명 한 명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 우려

양 시·군 당선자가 인사교류에 합의했지만 정작 공무원들은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오랜기간 자신의 업무에 적응된 상황에서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시와 군에 가길 꺼려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청주청원 통합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인사교류시 과감한 인사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교류 공무원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책적인 뒷받침과 새로운 동료들의 성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청원군의 한 공무원은 “통합에 앞서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기 위해 실시한 인사교류로 청주시에 간 공무원이 푸대접을 받는다면 오히려 반감만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인사상의 인센티브와 함께 서로가 새로운 동료들을 배려해줄때 인사교류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해·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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