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에 본사를 둔 A기업은 지역에서 꽤 알려진 기업이지만 2년 이상 신입사원을 뽑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매출이 제자리 걸음인데다 퇴사하는 직원도 드물어 좀처럼 채용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지역에서 해야 하는 비중과 역할을 감안할 때 되도록이면 매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매출이 늘지 않는 상태에선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올해와 내년에도 신입사원을 뽑기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대전지역 B제조업체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은 40~50대다. 설비 대부분을 자동화한 이후 젊은인력의 필요성이 줄었고, 근로자의 주 연령대가 40~50대로 옮겨간 것이다. 직원을 뽑을 때도 젊은 신입사원 대신 경험있는 직원을 선호한다. 젊은 직원을 뽑아봐야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다.

B제조업체 관계자는 “직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다보니 인건비 부담도 크고,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후계 기능인 양성도 쉽지 않은 상태이다”며 “젊은직원이 들어와도 또래가 없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주요 제조업체들이 신입사원을 뽑지 않거나 줄이고 있어, 지역 청년 실업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사가 실제 대전지역 10개 제조업체 인사담당자에게 올해와 내년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해본 결과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2~3 곳에 불과했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라공조가 매년 40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채용인원이 많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5명 이내 또는 채용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 담당자들은 ‘매출정체’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정부지원 부족’ 및 ‘오래 못버티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지역 주요 제조업체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머뭇거리는 사이,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A군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이 드문 상태에서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알아볼 수밖에 없다”면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지역 기업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많은 지역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줄여서 뽑고 있고, 퇴직하는 직원을 대체하는 채용형식을 띠고 있다”면서 “정부가 IT·벤처에만 집중한 나머지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한 것이 지역 제조업체들의 신입사원 채용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층에게 눈높이를 낯춰서 취업하라고 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면서 “지역의 일자리를 상당부문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고용을 늘리게 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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