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가 지역 엘리트 체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체육회 산하 가맹경기단체는 원활한 단체 운영과 우수선수 발굴 등을 위해 재력을 갖춘 지역 인사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인들이 회장직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경기단체 회장을 맡게되면 단체 규모와 종목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6000만 원까지 출연금을 내야 한다.

그동안은 사업 등을 통해 재력을 갖춘 인사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제’ 차원에서 경기단체를 맡아 사재를 출연, 지역 체육발전에 기여해 왔지만 최근에는 신규 회장 영입은 고사하고 기존 회장들의 이탈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전의 경우 현재 가맹경기단체 중 ‘맏형’인 육상을 포함해 체조, 펜싱, 컬링 등 4개 종목이 회장 공석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육상연맹은 지난 수년간 매년 수천만 원의 출연금을 내던 A기업 대표가 지난 4월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새로운 회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인물이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부족한 운영비를 시체육회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공석 상태가 길어질 경우 각종 전국대회 출전이 어려워 지는 등 ‘1순위’ 기초종목인 육상종목의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출연금 규모가 작은 체조와 펜싱, 컬링 등도 같은 이유로 회장 영입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 경기단체들은 비인기 종목으로 회장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회장을 추대하지 못할 경우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대전은 지난해 임기를 마친 경기단체 회장 상당수가 연임을 고사하면서 10여 명의 회장단이 교체됐지만 이들 역시 지속적인 지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일부 회장들은 사퇴를 저울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체육회 산하 경기가맹단체 상황도 대전과 마찬가지.

충남은 현재 태권도협회를 비롯해 근대5종과 인라인롤러 등이 회장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골프협회도 회장 공석 사태를 맞았다. 충남골프협회는 회장과 전무이사가 소속된 회사가 매각되면서 동반 퇴진해 협회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현 부회장이 협회를 이끌고 있지만 당장 전국체전 대표선수 선발전 등 각종 대회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지역 가맹경기단체 회장 영입이 어려워지고 현 회장들의 지원 의지가 위축되면서 지역 체육계에선 단체 운영 차질에 따른 경기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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