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지방도에 다람쥐가 로드킬을 당해 누워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난달 29일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충북 제천시 월악삼거리에서 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를 잇는 597번 지방도에서 다람쥐 3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먹이를 찾아 내려온 다람쥐가 길을 건너다 ‘로드킬(Road kill,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차량 등에 치여 죽는 것)’을 당한 것이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은 다람쥐를 아랑곳 하지 않고 밟고 지나갔고 일부 차량들은 다람쥐를 불과 3~4m 코 앞에 두고 급정거 하기도 했다.

다람쥐는 마치 쥐포를 연상시킬 정도로 도로에 붙어버렸고 국립공원 직원들은 다람쥐의 사체를 수거해 도로 한 쪽 구덩이에 묻었다.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로드킬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월악산, 속리산국립공원 등 야생동물의 침몰이 잦은 국립공원에서 로드킬이 빈번하고 특히 월악산국립공원은 전국 국립공원 가운데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로드킬 사고는 야생동물의 희생 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16개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41개 도로의 로드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고가 가장 빈번했던 곳은 597번 지방도 중 국립공원에 속한 충북 제천시 월악삼거리~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까지 16㎞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구간에서는 최근 4년 간 모두 1391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을 당했다.

동물 별로 살펴보면 북방산개구리, 옴개구리, 참개구리 등 양서류가 1134마리나 죽어 로드킬 비율이 가장 높았고 고라니, 너구리, 멧돼지, 다람쥐 등 포유류도 147마리나 차에 치여 죽었다.

특히 파충류에 속하고 멸종위기종Ⅰ급에 속하는 구렁이도 이곳 월악산국립공원 597번 지방도에서 로드킬을 당했다.

이 구간은 국립공원공단의 노선별 로드킬 위협도(RISK)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 가장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 구간에 지난 2006년 설치한 암거형 생태통로와 유도 울타리로 로드킬을 당하는 동물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희소식이다.

도내의 또다른 국립공원인 속리산국립공원에서도 로드킬이 자주 일어났다.

517번 지방도 중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외쌍곡공원~송면공원까지 3㎞ 구간에서는 최근 4년 간 178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을 당했다.

국립공원에서 먹이를 찾아 도로를 건너는 야생동물 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의 로드킬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농촌 방죽에서는 두꺼비 약 15만 마리가 방죽을 빠져나와 인근에 있는 구룡산으로 향했지만 차량통행 차단이 되지 않으면서 90%이상의 새끼 두꺼비들이 로드킬을 당하기도 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에 생태통로를 뚫었더니 효과가 있었다”며 “국립공원 내의 도로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는 등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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