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 등 주택 시장이 최악의 거래 침체에 빠져든 가운데 충북 청주지역 아파트 입주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고분양가에 따른 할인분양을 요구하는 등 집단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폭등하는 아파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자 건설사들은 앞다퉈 백화점 등 파격적인 주변 인프라 조성 등을 당근으로 꺼내들며 ‘밀어내기’ 식 분양을 한 데 따른 후유증이다.

게다가 분양 당시 세종시 원안에 따른 충청권 부동산 바람이 불어 닥쳐 ‘주거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의 수요자들이 증가하면서 고분양가에도 수요자들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강행하며 무리하게 아파트를 구입한 게 단초가 됐다.

◆고분양가에 따른 후유증

미분양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택건설 뿐만 아니라 건설업 전반의 경기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공사에 참여한 지역업체들은 시공사로부터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충북도내 미분양 주택은 3938호를 기록했으며, 이 중 청주지역만 지난 17일 현재 1709호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기존 미분양주택을 임대로 전환하는 등 업계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미분양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분양가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청주 신영지웰시티 입주 예정자들은 주변 인프라 조성과 입주민들의 다양한 혜택 등을 제공한다는 시행사의 말만 믿고 분양을 받았다가 지금에 와서는 ‘고분양가 미분양아파트’에다 ‘깡통 아파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며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 543명은 시행사 측이 약속이행을 하지 않아 20% 분양가 할인 등을 요구하며, 다음 달 있을 입주와 중도급 납부를 거부한 데다 지난 18~20일까지 실시했던 사전 입주자점검에도 불참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할인분양에 따른 후유증

한쪽에선 고분양가에 따른 할인분양을 요구하고 나선 반면 또 다른 아파트 입주자들은 건설사가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수단으로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집단 반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충북 청주 대농지구에 분양·입주 중인 금호어울림아파트 입주민들은 건설사의 할인분양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이들은 금호산업이 지난 4월부터 미분양 200세대에 대해 할인분양을 하면서 기존 입주민들이 최대 1억 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3.3㎡당 800만 원대의 아파트가 졸지에 600만 원대의 아파트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기존 입주세대와 할인분양 혜택을 받은 세대로 분류돼 건설사와의 마찰은 물론 입주민 간 알력싸움 등 집안싸움으로 확산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사고팔 수 없는 파국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처럼 각종 주택 금융규제와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입주자들은 물론 건설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어 정부의 조속한 부동산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청주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계약 시 10% 할인은 기본이며, 실제 계약에 들어가면 더 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계약을 성사시키는 부동산업자에게는 1건당 500만~1000만 원의 수수료를 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