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6·2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9일 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14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가 있은 후에 세종시 문제의 국회 처리가 임박한 상황에서 더 이상 대표직을 비워둘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일단 당무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지방선거 후 당내에서 제기됐던 ‘책임론’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는 사퇴 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대안 부재론’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예견됐다.

특히 대부분의 당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가 늦어질 경우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이 장기화되고, 오히려 7·28 재·보선에서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날 “이 대표의 사퇴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맞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표 이후 누가 당을 추스리고 이끌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문제를 보면 해답이 없다”고 말해 이 대표의 당무 복귀를 환영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여전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론이 여전히 잠재돼 있고, 이번 이 대표의 사퇴와 복귀 과정에서 드러난 시스템 부재라는 허점을 노출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선진당이 최고위원 선출을 통해 대표를 결정한 만큼 특별한 사유로 대표가 사퇴할 경우 한나라당 처럼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거나, 혹은 최고위원 체제로 당을 이끄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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