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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 ||
영화 '맨발의 꿈'은 분쟁으로 흩어진 나라를 희망도 꿈도 없었던 아이들이 축구라는 스포츠로 결속 시킨다. 동티모르의 아이들은 서로를 증오했던 오래된 앙금을 화합이라는 승리의 물꼬를 틀며 상생을 길을 열었다.
주인공은 말 한다. "늘 항상 마지막일 거 같았는데 내일이 생겼다. 나 혼자는 끝까지 갈 수 없을 거 같은데 아이들과 함께라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거 같다. 참 행복하다"
만국의 공통어인 축구. 4년 만에 월드컵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통쾌한 승전보를 울리며 국민들의 월드컵의 열기가 붉은 물결처럼 뜨겁다. 여기 월드컵 광풍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 개봉시기를 10일 가량 늦춰 공개하는 100% 리얼스토리 '맨발의 꿈'이 있다. 영화는 자신만만하다. 축제로 뒤덮일 대한민국 뜨거운 붐에 맞서 축구 소재로 승부수를 띄운다.
영화는 지난 6월 10일 유엔 본부에서 전 세계 대사 및 특파원들을 초청하는 시사회를 열었다. 이번 유엔 시사회는 유례가 없는 세계 최초의 상업영화 시사이기에 화제를 모았다.
영화를 관람하는 유엔 관계자들은 극이 진행됨에 따라 눈물을 흘리고 축구경기 장면에서는 응원하는 모습까지 보여 진정한 감동은 국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런 열광적인 반응은 영화의 뛰어난 작품성을 입증한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신환 감독의 실제 이야기다. 김 감독은 지난 2002년 생계를 위해 새로운 사업의 꿈을 안고 떠난 동티모르에서 맨발로 축구를 하던 아이들과 유소년 축구단을 결성해 1년도 되지 않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6전 전승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감동실화다.
아이들을 만나고 자신 역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는 현재도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다.
영화는 한 켤레 축구화가 꿈인 동티모르 아이들과 짝퉁 축구화를 판 전직 축구스타가 맺은 하루 1달러의 계약이 이뤄낸 특별한 우정과 우승 기적을 만든다.
한때 촉망 받는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소리를 듣는 전직스타. 이제 원광(박희순)이 인생역전의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곳은 내전의 상처로 물든 동티모르 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는 다시 사기를 당하고. 대사관 직원 인기(고창석)는 그에게 귀국을 권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뜻밖에 마지막 찬스가 찾아온다. 거친 땅에서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을 목격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팔기위한 사업을 벌이는 원광은 축구용품점을 차리고 짝퉁 축구화 살 돈도 없는 아이들과 하루 1달러 씩 2개월 동안의 할부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 약속이 되고 만다. 결국 축구화는 반납되고 원광은 가게를 접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원광은 아이들의 축구를 향한 가득한 열망을 느껴 정말 말도 안 되는 축구팀을 결성한다.
두 말이 필요 없는 박희순의 맛깔나는 연기는 한국말과 영어, 동티모르어의 다국적 언어를 구사해 익살스런 캐릭터를 살리고 인간미 넘치는 감정연기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맨발의 아이들의 우여곡절을 극적으로 조명해 순수하고 뜨거운 열정을 환희의 빛으로 담았다. 이들의 무모한 도전은 척박하지만 순수함이 살아있는 동티모르를 그대로 담아 리얼리티를 살려 재미를 더한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뜨거운 흥분을 느끼게 하는 카메라 기법 또한 인상적이다. 내내 흐르는 다양한 음악과 신나는 오케스트라 연주,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
주인공과 동티모르의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동화 같은 순수함과 진심어린 감동은 영화가 상영되는 120분 동안 관객들에게 한 줄기 단비처럼 아련하게 찾아온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