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납품 대금 1억 5000만 원을 받지 못해 회사직원 급여도 못주고 부도맞게 생겼습니다.”

동양가설산업 김정만 사장은 3개월 전부터 사업자체가 올스톱되면서 회사경영 10여년 만에 최악이다.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 풍림산업 금강엑슬루트 공사현장에 철근콘크리트 관련 자재납품을 했으나 원청업체인 연일건설의 부도로 김 사장은 자재대금 1억 5000만 원을 현재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과 같은 사정을 가진 하청업체만도 20여 개, 그들이 풍림산업을 통해 받지 못한 금액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총 6억 7000여만 원. 현재 원청업체 연일건설이 하청업체에 줄 납품대금을 풍림산업에게 수령하고 잠적, 풍림산업은 하청업체에게 납품대금을 줄 법적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들 연일건설 하청업체들 뿐만 아니라 대전지역 영세 하청업체들이 납품대급을 받지 못해 줄도산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부동산 경기 전반에 불고 있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자재납품 단가를 낮춰 공급하라는 건설사들의 요구에 대금을 받아도 휘청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자재를 추가 납품하면 대금을 바로 주겠다는 식으로 속여 납품대금만 높이는 ‘밑빠진 독에 물붙기’식의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인건비 미지급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김 사장처럼 자재납품비에 대해서는 우선순위가 뒤로 미뤄져 원청업체가 도산하면 하청업체들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는 점이다. 하청업체들은 개인영세 사업자들이 많아 돈흐름이 막히면 더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도산하거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최근 대전서남부 도안신도시에서 철근콘크리트 관련 납품 2개 하청업체가 부도처리 됐으며 지난해에는 세종시 하청업체도 자재납품비를 받지 못해 도산했다.

수 천만 원의 자재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목산목재 김수응 사장은 “건설사는 원청업체가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고 일을 맡겨야 하는데 납품단가만 낮게 책정하게 해 놓고 원청업체 부도시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라며 “건설사에 문의해봐도 법적 지급 근거가 없다는 말만 하고 원청업체는 잠적한 상황에서 하도급 업체들은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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