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딸을 살해한 범인이 범행과정을 태연히 재연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옥천·보은=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속보>=부모에 이어 아내, 딸 등을 참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 모(42) 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2일 오전 옥천읍 문정리 D아파트와 생전의 부모 집인 신기리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에 나온 김 모 씨는 지난 며칠간의 경찰조사에 지친 듯 초췌한 모습으로 현장에 끌려나와 10여 명의 경찰에 둘러싸인 채 아내(35)와 두살배기 딸을 무참히 살해하는 과정과 증거물을 없애는 장면 등을 태연하게 보여줬다.

옥천읍 문정리 D아파트 현장검증에서 김 씨는 방안에서 아내와 두살배기 딸을 살해한 뒤 피묻은 옷과 칼을 아파트 복도에서 밖으로 던 진후 아래로 내려와 피묻은 옷 등을 아파트에서 3~4㎞ 떨어진 인적이 드문 동안리에서 소각했다.

이어 김 씨는 다시 아파트로 가서 범행에 사용한 칼을 옆 동의 아파트 잔디밭에 묻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어 2~3㎞ 떨어진 부모의 살해현장으로 옮긴 김 씨는 담을 넘는 모습과 방화 뒤 달아나는 장면을 담담하게 보여줬다.

이날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는 많은 주민들이 나와 천륜을 저버린 끔찍한 범행장면을 지켜보면서 "착하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며 믿기지 않는 듯 “세상에… 순간 미쳤는가 봐”라며 수근거렸다.

부인과 딸을 살해한 아파트 현장검증을 벌일 때 주민들이 나와 “마스크를 벗기라”며 경악한 모습을 보여준 뒤 “어떻게 두살배가 딸을 목졸라 죽일 수가 있느냐”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어 부모들을 살해한 현장검증을 벌일 때에는 동네주민들이 나와 “아버지가 달구지로 남의 짐을 날라주며 6남매를 어렵게 키웠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네주민들은 범인의 부모들이 “법 없이도 살 온순한 사람들이였다”며 “착하고 온순하게 자랐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른 사람이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취재들이 사건동기와 현재의 심정을 묻는 질문을 했으나 김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범행을 재연했다.

한편 이날 현장 검증을 벌인 김 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1시께 자신의 아파트서 4000만 원이 넘는 카드빚을 진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수면제와 술을 먹여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옆에 있던 딸을 목졸라 죽인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김 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6년 6월 10일 새벽 1시께 부모의 집을 빼앗기 위해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한 추가범행도 밝혀냈다.

옥천·보은=황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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