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6월 11일 새벽.

미래(35·대전시 유성구) 씨는 아침운동을 위해 여느 때와 같이 개운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침실에는 숙면 유도장치가 있어 그날의 몸 상태에 맞춰 음향과 수면 약제가 방출돼 최적의 수면상태를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미래 씨가 잠들기 전에 복용했던 마이크로캡슐은 밤새 미래 씨의 몸속에 머물며 장기와 혈액, 신진대사 등에 대한 정보를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송했다.
<#1>

미래 씨가 아침 운동에서 돌아올 즈음이면 이 정보를 분석한 주치의 의견과 필요한 처방이 미래 씨에게 도착해 있을 것이다.

미래 씨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현관으로 가는 동안, 그의 동선을 인식한 건물 조명 시스템이 미래 씨의 움직임에 맞춰 집안 곳곳에 내장된 초소형 LED 조명을 시간차를 두고 비춰주기 때문에 다른 식구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다.

2030년에는 건물 자체가 만물지능통신 기반을 이용한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인간과 교류한다. 현관에 이르자 거울형 다기능 디스플레이 창이 미래 씨의 얼굴에서 포착한 정보를 통해 심박 수와 혈압, 체질 등의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또 실시간 기상 정보를 통해 1시간 이내에 비가 올 것이라며, 우산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러나 미래 씨는 비에 젖지 않는 섬유로 만든 운동복을 입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집을 나선다. <#2>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미래 씨는 컴퓨터가 제공한 식단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오늘은 거래처 방문 등 외근을 주로 할 예정이어서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착용한다.

개발 초기에는 적지 않는 크기와 무게에 전력 소모도 많아 다소 불편했지만, 최근에는 더욱 경량화된 플렉시블 기판과 저전력의 실현으로 이물감이 크게 줄었다. <#3>

컴퓨터 본체는 와이셔츠 속 팔목에 감고 전력은 벨트에 내장돼 있다. 화면은 안경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고, 정보 입력은 주로 음성과 소매의 입력기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거의 표시가 나지 않는다. <#4>

입는 컴퓨터의 전원은 미래 씨가 걸음을 걷거나 팔을 움직일 때 등 신체에서 나오는 미세동작만으로 전기를 생산해 저장한다.

집을 나선 미래 씨는 자신의 차에 올랐다.

미래 씨의 신형 자동차는 과거 차량처럼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5년 전인 2025년부터 출고되는 자동차는 일부 대형 차량이 사용하는 수소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기 구동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전한 고성능 배터리 기술과 청정 연료전지의 고효율화가 실현되면서 전기 자동차가 속도와 주행거리, 내구성 등에서 내연기관을 앞질렀다.

미래 씨의 직장까지는 30㎞ 남짓이지만, 차량 전면 유리에 투영된 HUD(Head Up Display) 종합정보창에는 실시간 교통정보와 함께 평균 속도 150㎞, 예상 소요시간은 15분으로 표시된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 조건은 과거와 다를바 없지만, 통제컴퓨터가 고성능 모터와 능동형 완충장치를 제어, 바퀴가 미리 미세한 지면 높이에 맞춰 작동하기 때문에 고속임에도 진동조차 느끼기 어렵다.

능동형 완충장치는 차량 전면부에 장착된 거리 센서에서 읽은 신호를 제어 컴퓨터가 받아들여 완충장치의 높이를 미리 지면의 높이에 맞추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진동의 고속 주행을 실현할 수 있다.

도로와 각 차량의 센서들이 혈관처럼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 시스템이 각 차들을 자동 제어하면서 과거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였던 교통사고가 사라진 것이다. <#5>

미래 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대용 두루마리식 스크린패드를 이용해 오전 중 있었던 주요 뉴스를 체크한다. 한국이 새로이 우주 태양광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뜬다.

2020년경부터 지구의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는 거의 사라졌다. 한국 주도로 성공한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와 함께 최근에는 우주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 <#6>여기에 각 건물마다 설치된 고효율의 태양광·태양열 발전까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에너지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미래 씨는 앞으로 수 년 이내에 완전 자율형 로봇이 가정에 공급될 것이란 뉴스를 들으며 미래의 생활을 그려본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1
2000년에 들어서면서 신체 내장형 컴퓨터나 먹는 컴퓨터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캡슐이나 쌀알 크기의 이 컴퓨터를 몸속 장기나 혈관에 주입하면 내장된 센서와 송신기를 통해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감정, 생체 활동 등에 대한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이후 생체 신호처리 기반 임플랜터블 시스템 개발을 실현할 예정이다.

#2
연꽃잎은 비를 맞아도 젖지 않고 표면을 따라 물방울을 그대로 흘려보낸다.

연꽃잎을 육안으로 보면 매끈한 것 같지만, 그 표면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수 많은 돌기가 울뚝불뚝 돋아 있고, 그 봉우리에는 다시 나노미터 수준의 돌기가 우둘투둘하게 배열돼 있다. 이 같은 미세 구조로 인해 연꽃잎은 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초소수성(superhydrophobicity)을 갖게 되고, 연꽃잎에 물이 닿으면 물이 퍼지지 않고 방울이 맺혀 먼지 등과 함께 굴러 내리는 자기 세정 효과를 나타내는 데, 이를 연꽃잎효과(Lotus Effect)라고 한다. 2010년 3월 KAIST 양승만 교수팀은 감광성 액체방울을 이용해 연꽃잎 나노구조를 표면에 갖는 미세입자를 균일 크기로 연속 생산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세차가 필요없는 자동차나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 등을 개발할 수 있다.

#3
KAIST 나노종합팹센터는 2009년 12월 이격거리 20nm(나노미터)의 기계식 나노집적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를 통해 휘어지는 기판에서도 전자 스위치 소자를 형설할 수 있는 초저가·초고성능·초저전력의 전자 회로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저온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회로 상부에 3차원으로 적층형 집적이 가능하다. 핵심원리는 질화티타늄(TiN)으로 만든 3차원 나노구조물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통해 기계적인 이격정도의 차이로 전기신호를 제어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기 상태에서 누설전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원리를 가지기 때문에, 이를 CPU에 적용하면 1W 미만의 대기전력을 가지는 CPU 개발이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된다.

#4
입는 컴퓨터는 착용성과 함께 저전력 소형화 기술에 의한 스마트웨어 분야와 입·출력 장치, 오감 정보처리 기술을 위한 차세대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BAN(Body Area Network·인체 영역 통신망), WPAN(무선개인영역통신망) 등의 기술이 접목돼야 한다.

#5
ETRI는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이 주변 차량의 운행상태를 파악하여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송, 차량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차량간 멀티홉 통신기술(VMC: Vehicle Multi-hop Communication)’ 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도로나 차량의 돌발상황을 감지하고, 주위 차량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차량 그룹간 통신 및 군집 운행을 지원하는 통신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개인 차량의 지능화를 통해 차량 간 충돌을 자동으로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 될 예정이다.

#6
우주태양광 발전은 우주에 정지궤도 위성을 띄우고, 태양전지판으로 태양광을 모아 빛이나 전파의 형태로 지상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지구상에서의 태양광 발전은 밤이나 흐린 날 활용할 수 없지만 우주 태양광은 하루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마이크로파 송전 기술과 발전설비 기술, 정밀 로봇기술 등이 필요하다. 우주태양광 발전은 2030년 경부터 상업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