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최초로 공기업 사장이 된 이 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세계대백제전 성공개최를 확신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충청지역에 대한 인상과 인연을 소개한다면.

"과거 한국인으로 귀화했을 때 충남 천안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당시 주변에서 본관을 천안 이씨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이 사장은 독일에 본관을 두고 있는 독일 이씨다). 충청도는 지리적으로 중앙에 있고 문화적으로도 중심적인 분위기가 있다. 충청도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고 깊게 생각하며 상반된 양쪽 입장을 두루 배려하는 등 극단적이지 않고 둥근 성격의 중립적인 입장도 갖고 있다. 역사·문화적으로는 부드러우면서 매력적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공주와 부여 등지를 방문했는데 훌륭한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아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백제문화에 대해 관심도 많다. 앞으로 백제문화에 대한 관광 인프라가 더욱 확충될 경우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1400년전 대백제의 부활'을 테마로 오는 9월 '세계대백제전'이 충남에서 개최된다. 조직위에서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외국인 관람객 2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할 일은.

"'세계대백제전'이 해외에서 특히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테마파크인 '백제문화단지'와 같은 관광인프라 투자를 해야 한다. 충청권은 서울 등 수도권에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도 활용해야 한다. 또 대전의 첨단과학과 충남의 역사와 해변관광, 충북의 바이오와 산림휴양 등의 관광자원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지역적, 문화적 특색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홍보한다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일본시장을 타켓으로 관광상품 개발과 홍보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세계대백제전'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한국관광서포터즈가 공주와 부여 일대를 방문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과거 삼국시대를 형성했던 신라와 비교하면 백제의 유적지와 문화유산에 대한 관광상품 개발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하는데.

"동·서양의 역사를 보면 한 문화가 다른 문화를 삼키게 되면 그 흔적을 없앴다. 특히 그 문화가 위대하면 할수록 더욱 더 흔적조차 지우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유럽에서도 로마는 제국으로 번성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문명에 대해 뿌리채 지웠다. 최근 고고학자들이 로마제국 이전 번성했던 문명에 대해 새롭게 조명을 하고 있다. 지금도 그 문명에 대한 흔적과 유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에 대해서는 역사문화 유적지 개발과 함께 역사적인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반면 백제의 경우 문화에 대한 연구가 그 동안 충분하지 못했다. 신라나 고려, 조선시대의 경우 전문가 차원의 학문적인 연구가 활성화됐지만 백제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때가 왔다고 본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백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 백제문화를 재발견해 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백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 백제를 테마로 한 사극 드라마도 조만간 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관광산업보다는 여전히 굴뚝산업 비중이 높은데 이에대한 견해는.

"관관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IT산업의 5배에 달하는 높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침체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 시대에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다. 특히 한국에서는 수입에서 외화가 차지하는 비율인 외화가득률이 88%에 달해 자동차(71%)와 휴대전화(52%), 반도체(43%) 등 한국수출산업의 이른바 '빅3'를 크게 앞서고 있다. 국가 경제의 신성장동력이면서 미래의 희망산업으로 볼 수 있다. 관광산업은 비단 경제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국가브랜드가 향상되는 것으로 국격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중동지역 등에서 국내 의료관광 수요가 늘고 있다. 공사에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공사는 해외의 주요 타깃시장을 설정해 시장별로 유치 분야를 차별화해 해외 로드쇼와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한국의료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 등에서 중동의료관광 유치단 행사를 열어 중동지역 미디어 매체를 총동원해 한국 의료 수준의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취임 이후 스토리텔링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이 왜 중요한지,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소재에 버금가는 이야기가 한국에도 있는지.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평가될 만큼 매력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가봐야 하는 나라'라는 당위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관광의 매력들을 보다 구체화된 이미지로 알리기 위해서는 세련되고 설득력 있는 홍보 기법인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충청지역에서는 낙화암에 얽힌 3000 궁녀와 의자왕 이야기처럼 백제와 관련된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다. 충청지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스토리텔링 개발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충청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사에서도 '세계대백제전'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관광 이벤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이나 노력과 함께 민간업체나 지역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세계대백제전'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자기 고장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고 가꿔 나간다면 관광객들에게 매력과 재미를 제공해 다시 찾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사진 =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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