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고액 현금을 경품으로 내걸은 청주 A할인마트의 계산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충북지역 중대형 유통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1500만 원 가량의 현금을 경품으로 쏟아붓는 등 파격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골목상권까지 침투한 중대형 마트들이 현금을 경품으로 내걸면서 소비자들의 충동구매와 사행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세일이나 경품행사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낮 12시경.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A 할인마트는 매장 주차장 일대가 교통마비가 될 정도로 경품행사 참여를 위해 몰려든 소비자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할인매장은 지난달부터 6일까지 18일 동안 1만 원 구매고객에게 응모권을 1장씩 증정해 오는 27일 매장 주차장에서 추첨을 실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추첨을 통해 △1등 800만 원 △2등 200만 원 △3등 100만 원 △4등 50만 원(5명) △5등 10만 원(10명) 등 18명의 고객에게 무려 145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어서 행사 마지막날까지 대박의 꿈에 현혹된 소비자들의 과다구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매장은 또 현금은 물론 최근 9일 동안 자전거 45대를 경품으로 내걸면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자극시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품과열을 우려해 물건을 산 사람만 추첨 등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소비자현상경품에 대해 예상매출액의 1%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허술한 틈을 타 곳곳에서 파격 경품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이 자금력을 구비한 중대형 마트들은 각종 경품행사 문구가 실린 전단지를 주택마다 무작위 살포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어 중소상인들과의 갈등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인근 B 슈퍼마켓 주인 한 모(56) 씨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개인이 운영하는 할인매장들까지 손해를 무릅쓰고 행사를 벌이고 있어 ‘제 살 깎아먹기’식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질세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도 억 대의 경품행사에 돌입했다. 기존 대형마트를 인수, 지난 1일 새롭게 단장한 청주 상당구 용암동 C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팀이 1골 득점할 경우 1등 2000만 원(1명), 2등 10만 원(800명)을 지급하고, 2골은 1등 4000만 원 등 10골(2억 원)까지 최대 10억 원의 경품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 매장은 동일 브랜드의 마트나 백화점 등 전국 매장으로 실시하고 있는 행사라서 지역민들의 당첨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처럼 현금 등의 경품은 유통업체 간 지나친 과열경쟁이나 소비자들에게 경쟁심과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어 자제해야 된다는 게 동일 업계의 전언이다.

청주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액 현찰 경품은 지역 유통질서를 흐려 놓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매장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좋지만 고가의 경품이나 현금을 내거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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