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아파트 할인분양과 분양시 조건이 이행되지 않는 등으로 충북지역 곳곳에서 신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건설사와 입주자 간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해당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미분양 분에 대해 속칭 ‘떨이 분양’을 하면서 기존 입주자들이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재산손실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양 당시 세종시와 행복도시 건설 등으로 충청권에 부동산 붐이 일면서 분양가가 상승한 반면 최근 입주 후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자 건설사들이 일제히 분양가를 할인해주고 있어 이 같은 문제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금호어울림의 경우 3.3㎡당 800만 원이 훌쩍 넘었던 분양가격을 잔여세대에 대해 600만 원대에 판매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입주민들은 물론 부동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기존에 입주한 입주민들은 자신들만 손해볼 수 없다며 분양사무실을 가로막고 상담을 저지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입주자들은 이런 틈을 타 자신들의 중소형 규모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대형규모로 갈아타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자신들의 주거자산인 아파트의 가치하락과 할인분양에 뿔이 난 입주민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건설사가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할인분양과 같은 방법을 택하자 또 다른 건설사들도 같은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인근 비하동 계룡리슈빌도 540세대 중 미분양 물량 100여 세대에 대해 10~15% 할인분양을 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건설사가 창립 40주년 특별행사로 할인분양에다 새시와 발코니확장을 무상지원 해준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또 다른 입주민들의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청주 대농지구 지웰시티 1차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25일 시행사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입주와 잔금납부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분양계약 당시 분양자가 약속했던 중요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입주예정자들은 잔금을 모두 지급하고 입주를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청주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건설사들이 입주민들을 볼모로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다른 입장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예전과는 달리 입주자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건설사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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