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처럼 부가세나 서비스 피를 따로 받는 것도 아니고 재료값은 매년 오르는데 가격 올리기는 힘드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대전 중구에서 5년째 한식집을 운영중인 김 모(54) 씨는 식당 경영 문제로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실업난과 맞물려 음식점 창업이 봇물을 이루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이상저온으로 빚어진 농수산물 가격 폭등으로 마진도 줄어 자신의 인건비 조차 건지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재료값이 폭등한 것 등을 고려하면 음식값을 벌써 올렸어야 했지만 손님과 주변 경쟁 음식점의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순익이 줄면서 직원들에 대한 처우수준도 약해져 이직이 잦다. (직원들에게) 맛과 서비스 개선 등을 주문해야 할 때가 있지만 그만 둘까봐 눈치만 보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당경쟁, 농수산물 가격 폭등, 구인난 등으로 지역 음식업계가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음식업협회 대전시지회 등에 따르면 이 같은 고충을 겪는 지역 음식점들이 적지 않은 상황으로 특히 채소류 등 음식 재료값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많은 음식점들의 수익구조가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져 있다.

즉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경쟁 때문에 가격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로, 수익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재투자등 미래에 대한 대비도 어려워져 지역 음식업계의 미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비스 질 하락도 우려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음식점에 재료를 납품하는 한 관계자는 “농수산물 값 폭등 이후 저렴한 재료로 찾는 업체가 요즘들어 부쩍 많아졌다”면서 “고정된 음식 값에 맞춰야 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폐업상황까지 직면한 일부 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경쟁에 나서면서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기 드시면 냉면 1000원’, ‘삽겹살 4인분에 1만 원’ 등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제살깎기 경쟁의 대표적인 예로 경영난에 직면한 업체들이 선호하는 마지막 카드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