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맥그리거와 피어스 브로스넌,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만나 화제가 된 영화 ‘유령작가’가 내달 3일 개봉한다.
선임자의 죽음으로 전 영국 수상 아담 랭(피어스 브로스넌 분)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 주인공 유령작가(이완 맥그리거 분)가 미국의 거대한 음모를 발견하고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정통 스릴러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유령작가’는 거장 폴란스키 감독에게 올해 제60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안기며 국내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잔인한 장면이나 피비린내는 없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정통 스릴러물이 개봉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신작 '유령작가(The Ghost Writer)'.
‘유령작가’는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의 성숙한 연기, 물 흐르듯 이어지는 긴장감이 시종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소재도 참신하다.
유령작가는 유명인의 자서전이나 연설문 등을 대신 써 주는 대필작가. 영화에서 유령작가는 실타래처럼 얽힌 사건을 풀어나가고 진실을 파헤치는 주체다.
'물속의 칼' '악마의 씨' '피아니스트' 등을 통해 뛰어난 연출력과 작품성을 선보여 온 폴란스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동시대를 다뤘다.
'유령작가'는 '영국의 댄 브라운'으로 불리는 BBC 정치부 기자 출신 로버트 해리스가 쓴 'The Ghost'가 원작. 'The Ghost'는 2008년 국제 스릴러 작가상의 최고 소설상을 받은 작품으로 저자가 영화 각색에 직접 참여, 스릴러적 요소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원작보다 더 정교하고 치밀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제작사가 염두에 뒀던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타이틀 롤을 빼앗길 뻔했던 유령작가역의 이완 맥그리거와 전 영국 수상을 열연한 피어스 브로스넌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도 볼만하다.
전 영국 수상 '아담 랭'은 자서전을 대필하던 유령작가가 의문사를 당하자 다른 유령작가에게 집필을 부탁한다.
작가는 계속되는 불길한 사건을 보면서 국가 권력의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음을 직감한다.
수상 재임 시절의 과오로 섬에 갇혀 지내는 아담 랭을 인터뷰하러 런던에서 미국으로 간 작가에게 위험천만한 상황이 끊임없이 닥쳐온다.
작가는 자서전을 써 가는 과정에서 전임자의 발자취를 통해 그의 사망 사건과 전직 수상 부부와 CIA의 커넥션, 영국과 미국 사이에 비밀리에 진행된 음모를 둘러싼 베일을 조금씩 벗겨 간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대한 영국의 지지, 런던 지하철 연쇄폭발, 이라크 관련 자료 조작 사건이 영화에 등장하면서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모델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제60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은곰상)을 받은 이 영화는 내달 3일 개봉하며 15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상영 시간 128분.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