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가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그동안 답답하고 서운했던 심경을 도의회 정례회에서 쏟아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직격탄을 맞는 충남지사, 이른바 비수도권 지자체의 ‘총대’를 맨 입장에서 한쪽에선 집권당 소속 도지사라는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머리띠 매고 거리로 나가라’ 식의 토끼몰이 주장에 발끈하고 나선 것.

이 지사는 1일 제 221회 충남도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해 일부 도의원들로부터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지사의 입장을 밝히라.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질의에 “이제까지 나 혼자 싸웠다. 패싸움을 할 때도 뒤에서 소리만 지르는 것은 쉬운 일이다. 누구 하나 어떻게 하자고 제안한 적 없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격양했다.

이 지사는 이날 김동일(보령1)·유환준(연기1)·박찬중(금산2) 의원 등으로부터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맹공이 이어지자 답변 시간을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는 국가경쟁력과 국가전체, 국민의 삶을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라며 “이에 이 문제는 이성적·계량적·객관적으로 봐야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도지사라는 자리는 200만 도민을 위해 단 돈 1원이라도 예산을 쟁취해야 하는 책무를 지녔다. 현재 국회에 내년 충남도 명운이 달려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당론과 틀리다고 탈당이나 거리로 나서기 보다 한 번이라도 더 대통령을 설득하고 대화하고 어필하면서 충청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사직을 걸어야 한다고 하는 데 그러면 국회의원이나 도의원들도 다 같이 직을 걸어야 한다”며 “어느 누가 수도권 규제완화에 객관적으로 연구를 해 봤나. 도지사가 국회의원 몫인 법까지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에게서 같이 상의해보자는 제의 한 번 없었다”고 답답함도 토로했다.

이어 “도지사는 물꼬를 트고 정치권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필요하고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고 도민이 나서라는 여건이 형성될 때 행동으로 옮기는 게 맞다.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며 그동안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행동한다)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이 지사는 “그동안 도의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성명서도 채택하고 항의집회도 참석하는 등 이 문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도의회와 함께 숙의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마무리 했다. 임호범 기자 comst99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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