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농협중앙회의 자회사로 설립된 농협청주물류센터가 12년간 사용돼 온 ‘본부장’ 직함을 올해 ‘전무’로 변경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별한 이유없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는 게 농협청주물류센터의 설명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간 ‘말 못한 사정’이 슬슬 흘러나오면서 직함변경배경이 뒤늦게 농협 안팎에 회자가 되고 있는 것.

농협청주물류센터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보조하며 실질적으로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 직함을 전무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조직도는 대표이사 밑에 전무가 있고, 그 아래 도매사업부장 등 3명의 부장급으로 이뤄졌다.

농협청주물류센터는 충북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비용 절감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적 실익 창출을 목적으로 농협중앙회가 지난 1998년 8월 10일 출자·설립한 자회사다.

설립 이후 줄곧 본부장 직함을 뒀던 농협청주물류센터가 올 초 12년 만에 직함을 변경한 것으로, 이는 서울 농협유통 등을 제외하고 농협대전유통센터 등 지역단위 법인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직함변경을 놓고 물류센터 측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하지만 조직 안팎에서는 농협충북지역본부와의 연관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농협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충북농협 수장의 직함이 ‘본부장’이다보니 물류센터 ‘본부장’과 직함만 놓고 볼 때 자칫 ‘동급’으로 인식될 수 있고, 지역농협의 대표를 상징하는 본부장이 2명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는 게 직함변경의 배경이다.

이는 2008년 12월 취임한 후 물류센터 본부장 직함을 두고 ‘알게 모르게’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이강을 본부장의 ‘숨은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지역농협의 대표자가 본부장이다보니 이강을 본부장 입장에선 같은 직함인 물류센터 본부장이 줄곧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조직 내부적인 문제라 민감할 수 있어 아는 이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직함변경의 ‘진짜 이유’는 이 본부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직함변경사유에 대해 물류센터 측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쉬쉬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이 본부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농협 관계자의 귀띔처럼 확인되지 않은 직함변경 배경이 알음알음으로 전파되면서 지역 경제단체에 새로운 흥밋거리로 떠올랐다.

지역의 한 인사는 “물류센터 본부장 직함이 갑자기 전무로 변경돼 의아했는데 시간이 지나 요즘 배경을 전해듣고 박장대소했다”면서 “농협충북본부장의 마음씀씀이가 생각보다 좁은 것 같다”고 전했다.

충북농협 관계자는 “직함변경이 된 것은 알고 있지만 이 본부장과 관련됐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했고, 농협물류센터 측은 “특별한 이유없이 이사회의결을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모두 말을 아꼈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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