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설이 불거지면서 기존 대출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지속된 저금리 기조에 변동금리부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이는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폭탄으로 고스란이 대출자들에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553조 2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498조 원이 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로 파악됐다.

실제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지난해 10월 13.3%까지 늘었지만, 이후 금리 하락세로 변동금리 수요가 늘면서 지난 3월말 현재 9.2%로 급감했다.

전체 가계대출의 90.8%가 금리 인상에 취약한 변동금리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외관상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걷고 있어 대부분의 수요자들은 변동금리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2.86%로 전월대비 0.4%포인트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2% 대로 진입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1월 3.88%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설은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오히려 더욱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를 2.00%로 15개월 연속 동결했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시기가 머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다.

실제 이날 거래된 채권 금리는 코스피지수의 급락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하면서, 5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각각 전 거래일보다 0.02%, 0.05% 오른 4.50%와 5.04%를 기록했다.

이처럼 시장과 금융권이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상당수 대출 수요자들은 금리 인상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의 낮은 이자를 생각해 선뜻 대출을 받았다가는 머지않아 이자폭탄으로 돌아오게 되는 부메랑 작용을 받을 우려가 크다”며 “특히 경기 침체로 소득이 간신히 제자리 걸음을 유지하는 가계는 부채 상환능력이 크게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