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은 일요일, 석가탄신일·현충일·광복절은 토요일….’

공휴일을 고대(苦待)하는 직장인들에게 내년은 우울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 달력을 살펴보면 직장인의 '활력소'인 공휴일 대부분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쳐 속칭 '빨간 날'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5일제 근무자를 기준으로 내년에 '쉬는 날'은 토ㆍ일요일을 포함해 모두 110일.

대부분의 국경일과 법정 공휴일이 토ㆍ일요일과 겹쳐 실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빨간 날'은 고작 6일에 불과하다.

반면 올해는 실제 공휴일이 115일로, 월∼금요일 중 '빨간 날'은 11일이나 됐다.

평균적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하루꼴로 주중에 쉬었던 셈이다.

내년의 경우 설(1월 26일)은 월요일이어서 설 연휴 중 하루를 이미 까먹고 시작한다.

또 3·1절은 일요일, 석가탄신일(5월 2일)과 현충일, 광복절은 토요일이다.

추석(10월 3일)도 토요일이어서 추석 연휴가 금∼일요일 3일에 불과하다.

심지어 개천절과 추석이 같은 날이어서 공휴일 하루를 '손해' 보기까지 한다.

그나마 '배려심 깊은'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근로자의 날(5월 1일)에 쉬거나 하루 연차를 내 석가탄신일(5월 2일·토)과 어린이날(5월 5일·화)을 전후로 최대 5일까지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처럼 '우울한' 기축년(己丑年) 달력을 받아든 직장인들은 이미 기운이 쭉 빠졌다.

회사원 이 모(37)씨는 "예년에는 샌드위치 휴일도 있어서 하루 연차를 내고 친구와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었는데 내년에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겠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회사원 김 모(32·여)씨는 "주중에 쉬는 날이 있으면 충전이 될 텐데 벌써부터 왠지 힘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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