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남북관계까지 얼어붙으니 정말 속이 탑니다.”

지난해 7월 개성공단 협동화단지 1단계 분양 시 전국 5개 업체와 함께 1만 8800㎡ 부지를 분양받은 대전 C사는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개성공단 상주인력 철수 등 갈수록 악화되는 현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류를 생산하는 C사는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개성공단 내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나 자칫 생산라인을 가동하기도 전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800여 명의 인력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현재까지 25억 원을 투자했는데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앞날이 불투명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지역 중소기업들이 생산 차질에 투자금 손실을 우려하며 불안한 겨울을 맞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는 88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충청권에선 타올, 의류, 신발류, 화학섬유제품, 전자부품, 안경렌즈 등을 생산하는 12개 업체(대전 6곳, 충남 4곳, 충북 2곳)가 진출해 있다.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들은 개성공단 육로 통행제한과 상주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북측의 ‘12·1’ 조치가 발표된 이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급감하고, 자금 대출 및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돼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값싼 노동력을 찾아 북측에 투자한 기업들로선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청 국제협력과 관계자는 “개성공단 투자 시 손실보험에 가입한 업체들에 대해서는 설비투자에 한해 전체 투자액의 90%(업체당 최고 100억 원)까지 남북협력기금으로 보전해줄 계획이다. 현재 입주기업 88곳 중 70곳만 가입돼 있어 나머지 업체들도 서둘러 가입절차를 밟고 있다”며 “최근의 수주 물량 감소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은 아직 정확하게 실태가 파악되지 않아 좀 더 상황을 지켜본 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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