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분양받은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를 분양원가에 전매하려는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낸 계약금·중도금 등의 이자는 그만두고 분양가에 라도 전매하는게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이자 폭탄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청주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며 금융권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잔금마저 다시 대출을 받을 경우 늘어나는 이자로 가계경제마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청주강서지역 분양사무소들에 따르면 아파트를 분양받아 전매를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팔려는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계약금을 포기한 채 매물로 내놓는 분양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강서지구 내 178.2㎡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 모(33) 씨는 3개월 전부터 전매를 내놓았으나 매매가 없어 금융권의 대출이자만 쌓이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억 2000여만 원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 씨는 중도금으로 2억 원을 대출받아 한 달에 190여 만 원의 이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12월 중순까지 2억여 원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 김 씨는 수천만 원의 이자 대금은 포기한 채 분양가만 받고 매물로 내놓았으나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김 씨는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붙여 팔 생각으로 분양을 받아 놓았으나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매매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잔금을 치르기 위해 재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2배로 늘어나는 이자 부담으로 깜깜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자가 급등하면서 아파트를 당장 전세로 놓는다고 해도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급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게 분양사무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분양자는 청주지역에 2억 원을 조금 상회하는 112.2㎡ 규모의 아파트를 계약했으나 대출 이자로 인해 어쩔줄 모르고 있다.

이 분양자는 중도금 1억 4000여만 원 중 6000만 원은 매달 이자를 지불하고, 8000만 원은 후불제 이자로 계약했으나 최근 이자가 높아지면서 내년 2월 1000만 원가량의 이자를 내야한다.

이 분양자는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급매물로 내놓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은 것 같다”며 “대출해서 지불한 계약금 2000여만 원을 날릴 각오를 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2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연 금리가 10여% 대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청주 강서지구의 한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를 내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매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파트를 전매하려는 분양자는 대부분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금융권의 대출을 끼고 산 사람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lionel@cctoday.co.kr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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