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HD드라마타운 등 지역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들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특히 각 부처 및 지자체에 예산 조기집행을 독려하는 등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정부가 유독 국책사업에 대해서만 뚜렷한 이유없이 일정을 늦추고 있어 6·2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선 국가경쟁력 확보와 미래 융합연구의 선점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한국뇌연구원의 경우 당초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평가 및 선정 작업을 끝내고, 대상기관 및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교과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대전과 대구·경북 등 유치를 희망하는 기관·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참여의향서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사업계획서를 모두 제출받았다.
사업 계획을 보면 5만 2000㎡의 부지 및 1만 9054㎡ 이상의 건물 규모에 총사업비 1288억 원을 투입, 오는 2012년 말까지 건축물 준공을 완료하고, 2013년에 개원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해 말 "평가위원의 선정 작업이 늦어졌다"며 돌연 선정 작업을 중지했으며, 5월 현재까지 "특별하게 정해진 일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뇌연구원에 대한 정확한 추진 계획은 없고, 관련 사항들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팀을 구성, 운영 중에 있지만 아직 기획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안에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뇌연구원 설립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비하다"고 덧붙였다.
또 방송영상콘텐츠와 첨단 영상 기획·제작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국내 드라마산업의 활성화 및 제2한류 확산을 위한 HD드라마타운 조성 사업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HD드라마타운과 관련 "문화관광부 장관이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말해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까지 해당 부처는 "현재 KDI에서 예비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다”라며 유보적인 자세만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뇌연구원 등 자치단체간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선정 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할 경우 탈락지를 중심으로 역풍이 우려된다는 생각 때문에 주요 국책사업의 선정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지방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전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환·이승동 기자 pow1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