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 중 큰 아들(63)과 함께 살고 있는 이모(87·여) 할머니.

이 할머니는 최근 술에 취한 아들에게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해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아들은 어머니가 동생들과의 재산분배 문제에서 자신을 차별하고 어린시절부터 무시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수 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에게 잦은 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들이 무서워 경로당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이웃집에 도망가 “살려달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노인학대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서도 “아들에게 맞은게 아니라 넘어졌다”며 자식을 감쌌고 “아들이 알면 난 죽는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오는 8일 어버이 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충북에서 노인학대가 매년 늘고 있고 당하는 노인들 대부분이 자식(아들)에 의해 학대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충북도노인보호전문기관의 '충북 노인학대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는 109건으로 지난 2007년 58건과 비교해 2년 만에 100% 가까이 증가했다.

학대 행위자 유형을 살펴보면 아들이 지난 2008년 36명, 지난해 57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며느리도 9명아서 20명으로 늘어나는 등 학대의 대부분이 부모를 모시는 아들이나 며느리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해 학대를 당한 노인들을 생활상태 별로 살펴보면 빈곤세대가 75명, 일반세대가 27명을 차지했고 지난 2008년에도 빈곤세대가 61명, 일반세대가 20명을 차지해 빈곤세대에서의 학대 발생률이 더 높았다.

충북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어버이 날을 앞두고 노인학대 심각성에 대해 지역주민 모두가 되돌아 봐야 한다”며 “특히 노인학대 문제는 노인을 부양하는 의무자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가족들의 노인부양에 따르는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재가복지서비스 강화 등 사회복지적 개입을 통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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