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산조 명인인 서원대 박현숙(58) 교수가 청주에서 산조 두바탕을 연다.

청주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이틀간 열리는 이번 공연은 9일 오후 5시 ‘정남희제 황병기류산조’(고수 김청만·고법 준보유자)를, 10일 오후 7시30분 ‘김죽파류산조’(고수 이태백·목원대 교수)를 각각 펼친다.

가야금 활동 45년을 결산하는 이번 공연은 지역에서 산조 두바탕 연주는 이례적인 만큼 박 교수의 가야금 공력과 내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준다. 청주연주에 이어 오는 7월에는 일본에서 특별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무대에 선보이는 연주곡 두 곡은 산조를 대표하는 ‘정남희제 황병기류’와 ‘김죽파류’ 두 바탕이다.

‘정남희제 황병기류’는 두사람의 가야금 명인 이름이 동시에 등장하는 특별 곡이다. 이 유파는 가야금 '산조의 전설'로 알려진 정남희 선생이 만든 산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정남희 선생이 월북함으로써 '정남희류'라는 이름을 갖지 못하고, 정남희의 제자인 김윤덕의 이름을 따서 김윤덕 가락이라고 불려 왔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가야금 연주자인 황병기 선생이 김윤덕 선생에게 정남희 가락을 배운 뒤, 그 가락에 자신의 색을 입혀 비로소 ‘정남희제황병기류’를 탄생시켰다. 정남희류의 전 바탕 40분에다가 30분을 더 짜 넣어 70분짜리 곡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정남희제 황병기류“에는 명칭에서 보듯 변천굴곡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질풍과 곡절, 재미와 해학, 때로는 걸쭉한 남도 판소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김죽파류산조’는 남도지방에서 발달한 것으로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배열된 여러 개의 장단으로 구성됐다. 이 곡은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며, 감정을 평온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산조 안에는 희로애락이 모두 함축되어 있어 우리네 인생사가 산조라는 음악 안에서 그대로 펼쳐진다. 12줄을 짚고 흔들어서 만들어내는 농현과 여운이 오로지 연주자의 마음과 기량에 달려 있다.

가락이 반, 연주가 반이라는 산조의 특성과 함께 고유한 색깔과 특색이 배어난다. 선율적 표현이 장식을 통한 화려한 수식보다는 절제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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