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 28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폐업정리하는 한 아울렛매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살을 에는 듯한 비바람이 더욱 매섭던 지난 27일 오전 11시.

본보 취재진이 찾은 대전시 서구의 한 ‘땡처리’ 전문 매장은 어두운 날씨에 행인들도 뜸해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매장 주변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쌓인 옷상자와 비닐봉지들이 땡처리 매장 특유의 분위기를 더했다.

매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최고 90% 세일(Sale)’이라는 벽보였다.

일부 상품은 거의 원가 이하에 판매되는 셈이지만 손님은 기자를 제외한 3명뿐으로 매장 안은 한산했다.

이들 3명의 손님들도 ‘아이쇼핑’만 즐길뿐 구매 의사는 없는 듯했다.

3만 원에 판매되는 남성정장 1벌의 정가를 보니 3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90% 정도 할인된 가격이었다.

대전지역 유통업계가 불황의 늪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역 내 3개의 특설매장과 2곳의 전통시장을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 침체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같은날 오후 1시 대전시 유성구의 한 특설매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곳에서 만난 주부 신 모(48) 씨는 “매장을 둘러보니 싼 가격에 갈등이 생기지만 당장 필요 없는 의류는 사지 않기로 했다”며 말했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땡처리 특설매장은 호황을 누리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같은 매장에서 의류를 정리하던 한 종업원은 “최근 백화점과 대형 소매점 등 유통업체 대부분이 50% 정도의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물건을 고른 손님들도 선뜻 값을 치르길 주저한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불황의 홍역을 앓고 있는 곳은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9일 오후 3시 대전시 중구 소재의 한 전통시장.

시장은 지난 상반기 본보 취재진이 찾았을 때 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토요일 오후라 손님들로 북적거렸어야하는 전통시장 골목은 사람의 발길이 끊겨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썰렁했다.

8년째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연말 특수는 고사하고 물건 구경하는 손님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곳곳에 셔터를 내린 점포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의 다른 상인은 “최근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라며 “이러다간 이곳 전체 문을 내려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지난 10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설문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8.5%는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었고, 28.2%는 ‘휴업 및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상공인의 73.3%는 직원으로 종사하는 가족들의 인건비도 못 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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