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발 구제역이 경기 김포와 충북 충주를 거쳐 충남 청양까지 확산되면서 전국에서 두번째 축산규모를 자랑하던 충남 양축농가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청양 구제역은 일반 축산농가가 아닌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전국 확산 가능성이 고조되는 등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다행히 청양에 이어 의심신고가 접수됐던 충남 예산과 충북 단양군의 경우 정밀 조사결과, 모두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

농림수산식품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사육 중인 어미돼지(모돈·母豚)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은 인천 강화~경기 김포~충북 충주에 이어 충남 청양 등 4개 시·도로 확산된데다, 축산농가가 아닌 국가기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부 수립 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번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가장 광범위하게 번졌던 것은 2000년으로, 당시엔 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 충북 충주 등 3개 도(道), 6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살처분 규모도 점점 불어나면서 경제적 피해도 사상 최고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이 떨어진 인천 강화군 9차 구제역 농가까지 집계된 살처분 규모는 소·돼지·사슴·염소 등을 합쳐 4만 3240마리다.

   
▲ 2일 육군 32사단 화학부대원들이 화학차를 이용해 구제역 발생지역인 청양군 충남축산기술연구소 인근 도로를 돌며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軍)지원 방역활동은 방역대책위의 요청에 의해 이날 처음 실시됐다. 청양=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여기에 이번 충남 청양의 축산기술연구소 발병으로 인한 살처분 대상 1891마리, 충남도 축산연구소에서 분양받은 구제역 의심돼지 3957마리까지 합치면 4만 9088마리에 달한다. 살처분 규모로는 아직 역대 최대였던 2002년 16만 155마리를 넘어서지 않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은 2002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2년 지급된 살처분 보상금이 531억 원이었는데 이번엔 8차 발생 농장인 충주 때까지 집계된 액수만 521억 원에 달한다.

◆축산연구소도 뚫려 사상 최악

이번 구제역은 일반 양축 농가가 아닌 축산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으로 기록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축산기술연구소는 가축에 관한 한 전문가들이 모인 국가기관이다. 그 역할도 종우(씨소), 종돈(씨돼지) 등을 길러 송아지나 새끼돼지를 분양하는 일이다.

그만큼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역과 위생조치가 취해진다는 점에서 축산기술연구소의 구제역 확진은 전반적인 방역체계 부실 우려마저 낳고 있다.

당장 이 연구소에의 사육 중인 돼지 1223마리, 한우 303마리, 칡소 14마리 등 1540마리를 살처분하고, 연구소가 보관 중인 가축의 정액도 모두 폐기처분했다. 아울러 연구소 인근 500m 이내 9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와 돼지, 축산연구소에서 분양받은 돼지 등 모두 5850마리를 살처분 또는 매몰처분했다.

이인화 충남지사 권한대행은 “구제역 차단 및 확산방지를 도정 1순위로 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