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 11월부터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준수(가명)를 위탁받아 길러오고 있는 송정규·김진숙 씨 부부가 지난 30일 본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지난 2007년부터 위탁가정이 된 송정규(48)·김진숙(46) 씨 부부.

워낙 아이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지만 장성한 두 자녀 이후 건강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자녀를 더 둘 수 없다는 게 항상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된 것이 가정위탁보호제도. 입양과는 달리 약정기간 동안에만 아동을 보호·양육하고 친가정으로 되돌려 보내는 이 제도는 마치 자신들을 위한 것만 같았다.

이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위탁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을 이수했고, 지난 2007년 10월 31일 마침내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돌도 채 되지 않은 상혁(가명·남)이를 품에 안게 됐다.

"너무나 행복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어요. 남편과 닮은 외모에 주위에선 모두 친자식으로 오해할 정도였어요. 가능하다면 입양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이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어김없이 다가왔다. 상혁이 친아빠의 일이 잘 풀려 기약된 1년 후 아이가 친가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이별은 너무나 힘들었어요. 방 안에 있으면 아이의 그림자가 아른거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상혁이와의 추억을 잊기 위해 김 씨는 어린이재단 위탁지원센터에 두 번째 아이를 서둘러 요청했고, 지난 2008년 11월 14일 준수(가명·5·남)를 맞이하게 된다.

준수와의 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집안사정으로 아빠 손에 길러진 준수에게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던 것이다.

"아빠에 대한 집착과 엄마에 대한 강한 거부감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어요. 처음으로 후회라는 걸 해봤죠."

이같은 힘겨운 시간은 1년 가까이 지속됐다. 몇 번이나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또 다른 가정에 위탁돼 겪을 맘고생을 생각하며 맘을 다잡았다.

"1년여가 지나자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저에게도 맘을 열기 시작한거죠. 이제는 제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어린이집을 가기 전 꼭 병원에 다녀오라는 말로 저를 감동시키곤 해요."

조금씩 맘을 열어가는 아이의 행동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젠 완전한 가족이 돼 하루하루를 행복한 추억으로 채워가고 있다.

"6개월 후면 준수와의 생활을 연장할지 결정하게 되는데 맘의 문을 열고 우리 가족이 돼준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또다시 아이를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며 준수를 품에 안은 부부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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