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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46용사가 잠든 대전현충원’ 29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사병 3묘역에서 열린 故 천안함 46용사 합동안장식이 모두 끝난 후 한 여성이 묘역을 돌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 ||
천안함 46용사를 기다렸다는 듯이 연일 내리던 비도 멈췄고 하늘도 맑은 얼굴로 고인들을 보냈다.
고 천안함 46용사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영결식이 29일 오전 10시 해군 평택 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국무위원, 전두환 전 대통령, 전군 주요지휘관, 유가족 2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진행됐다.
희생 장병들에 대한 경례와 묵념으로 시작된 영결식에서 이 대통령은 국가를 고귀한 젊음을 바친 고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46용사 모두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그대 다 피지도 못하고 물젖은 몽우리로 산화해 구릿빛 육체는 차디찬 바다에 던져졌지만, 당신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우리들의 가슴에 생생히 살아 영원할 것"이라며 숭고한 희생가치를 되새겼다.
천안함 갑판부사관 김현래 중사는 추도사를 통해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하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추도사가 끝나자 유족들은 희생 장병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영결식장은 금새 눈물바다가 됐다.
종교의식에 이어 이 대통령과 김태영 국방부장관 등 주요 지휘관, 유가족 대표 등의 헌화 및 분향에 이어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9발의 조총이 발사됐고, 함정에서는 10초간 기적이 울렸다. 특히 해군 군악대 중창단이 '천안함가'를 합창하는 동안 천안함 생존장병 52명 중 46명이 46용사의 영정을 직접 들고 전우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2개의 노선으로 나눠 이동한 운구행렬은 이날 오후 2시경 국립대전현충원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3시 대전현충원 현충문 앞 광장에서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거행된 안장식에는 유가족.친지, 천안함 동료, 정부부처 주요인사, 합참 및 육·해·공군 관계자, 해병대사령관, 박성효 대전시장과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전현충원이 문을 연 1979년 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된 합동안장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에 이어 사병 제3묘역에 특별조성된 합동묘역으로 유해를 옮겨 하관 및 허토, 성분 등의 순으로 거행됐다.
희생장병 유가족 5명씩 나눠 진행된 헌화와 분향에서 유족들은 한동안 영정 앞을 떠나지 못하고 오열했다. 하관식이 진행된 사병3묘역에는 가로 10위, 세로 5위씩 총 165㎡ 규모로 조성된 합동묘역이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서해안 임무수행 중 희생된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표지석이 세워졌다. 희생자 중 고 이창기 준위는 유족들에 뜻에 따라 장교묘역이 아닌 생사를 같이한 전우들과 함께 안장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