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1년여 만에 재개된 27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부위별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대전지역 대형 소매점들이 일제히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 27일, 해당 매장에는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마트 둔산점과 홈플러스 대전둔산점, 롯데마트 서대전점 등 지역 주요 대형 소매점에는 유해성 논란으로 수입이 중단된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등장했다.

본보 취재진이 찾은 이마트 둔산점의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과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쇠고기 국내 판매가 시작된 지난 8월, 미트갤러리 등 수입육 업체가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마트 둔산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냉동꽃갈비(LA갈비), 냉동본갈비살, 냉장본갈비, 냉동척롤, 냉동부챗살, 냉장살치살 등 미국산 쇠고기 400㎏을 판매했다. 가격은 100g당 냉동꽃갈비 1880원, 냉동본갈비살 1880원, 냉장본갈비 2480원, 냉동척롤 1380원, 냉동부챗살 2280원, 냉장살치살 3280원 등 호주산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쌌다.

매장 곳곳에는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만 판매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 푯말이 눈에 띄는 등 미국산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홍보하려는 업체 측의 노력이 엿보였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주부 박 모(39) 씨는 “미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어 선뜻 구입하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미국산을 사 먹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전히 값 비싼 한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도 있었다.

주부 윤 모(58) 씨는 “가계부 사정이 안 좋다 보니 조금이라도 값싼 쇠고기를 찾게 된다”며 “얼마 전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봤는데 맛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사먹게 될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 대형 소매점들에 반발, 항의 집회를 가질 예정으로 마찰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와 관련, 일부 소매점들은 시민단체의 반대집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들에 앞서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는 성명서를 통해 “30개월령 미만 소의 뇌, 척수, 안구, 등뼈 등 ‘인간 광우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많은 부위의 수입이 허용된 상태에서 유통업체들은 국민 건강권은 도외시한 채 잇속만 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해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유통업체 또한 검역권을 포기한 정부와 함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당장 판매를 취소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라고 대형 소매점들을 압박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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