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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대전시 유성구 신동 한 축산농가에서 농부가 구제역을 막기 위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 ||
충남 보령 청라면에서 맹모(51) 씨는 송아지 2마리를 구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령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소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몇 날 며칠 일손을 잡지 못했다.
천안 인근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김모(48) 씨 역시 최근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충주의 한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김 씨는 “여기는 충주와 워낙 가까운 곳이라 이번 구제역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지역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최근에는 충주 지역에서도 양성이 확인되면서 대전·충남지역 축산 농가들의 불안감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010년 4월 현재 대전·충남 지역에서 사육되는 우제류(소·돼지·사슴 등 짝수 발굽 동물)는 3만 여 농가에서 총 280만 마리.
이들 축산농가들은 8년 전 전국을 휩쓴 구제역의 공포를 떠올리며 시시각각 들여오는 발명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대전 인근에서 한우 90여 마리를 키우는 백모(51)씨는 떨리는 손으로 축사 주변 소독 준비를 서둘렀다.
구제역 확산 소식에 백 씨는 친인척을 비롯한 외부 사람들이 자신의 농장으로 찾아오는 것마저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백 씨는 “구제역은 워낙에 퍼지는 속도가 빠르다보다 아무리 조심해도 한 번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대전·충청 축산농가들은 대부분 지역 도축장(공판장)보다는 가격에서 유리한 서울 인근을 이용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백 씨를 비롯한 축산 농가들의 한 숨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나 농협 등 유관기관들은 저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구제역 공포에 대한 지역 축산농가의 불안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관내 11개 시·군에 44개의 초소를 만들고 방역은 물론 우제류와 축산 농가 이동 제한을 실시 중”이라며 “지역 주민들도 확산을 막기 위해 발병이 의심되면 즉시 농·축협이나 지자체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