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인근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옥외주차장 일대.

시간은 밤 1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가게 곳곳에서 나오는 현란한 네온사인과 입간판, 북적이는 시민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이곳은 지역 최고상권을 자랑하고 있지만 거리 곳곳은 무법지대로 변한지 오래다.

골목 등 거리 거리에는 수백, 수천 장의 전단지들로 바닥이 도배돼 있었고, '불법 주·정차 단속구역·견인지역'이라는 팻말 밑에도 이중·삼중으로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과 시민들로 50m를 주행하기 위해선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또 곳곳에는 휴게텔과 유사성행위업소, 바 형태의 유흥업소 등이 즐비했으며, 장기 주차된 트럭을 이용한 대리운전 홍보물들이 거리를 외롭게 지키고 있었다.

특히 어묵과 떡볶이를 파는 기업형 노점상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도마와 주방기기들을 갖고 시민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었고, 털모자, 목도리, 액세서리 등을 파는 노점상들의 호객행위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 틈 사이로 대리운전 업체를 홍보하는 트럭 4대가 줄지어 이동하면서 시끄럽게 방송하고 있었고, 뒤를 따라가는 타 업체 홍보차량들은 대형 전단지를 길거리에 아낌없이 뿌리고 있는 상황이다.

100여m 남짓한 거리에는 유흥업소와 마사지클럽, 노래방 등의 업체들이 설치한 15개 이상의 막대형 불법 입간판이 시민들과 차량통행을 가로막고 있었고, 2~3곳의 클럽에서 나오는 현란한 조명과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은 일대 주민들의 단잠을 방해했다.

대전시 중구 은행동 오능정이 거리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후 1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시민들의 왕래는 적었지만 거리 곳곳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들만 거리 곳곳을 외롭게 지키고 있었다.

이들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거리 양쪽 차선은 물론 중앙선까지 점령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고 있었고, 도로 사이사이로 세워진 불법 입간판들은 불법 주차를 방지하는 고마운(?) 역할을 자처했다.

중구 유천동에 거주하는 김지영(23·여) 씨는 "이곳은 문화의 거리가 아닌 불법의 거리로 변화한 지 오래됐다"며 "대낮부터 저녁까지 온갖 불·탈법이 만연하고 있지만 해당 구청은 왜 뒷짐만 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으로 단속의 한계가 있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천수봉 기자 dan@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