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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나 나름없었던 한국의 원자력이 개발 50년 만에 세계의 원자력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 이뤄낸 결실이다. 2010년은 한국 원자력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달 말 한국원자력연구원-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요르단원자력위원회(JAEC)가 발주한 1500억 원 규모의 연구로(JRTR) 건설사업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
이어 이달 초 원자력연은 페루 워자력연구소와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구로 및 차세대 원자력 등에 관한 협력을 약속하면서 또 다른 잠재적 시장 확보에 성공했다. 앞서 올 초에는 아제르바이잔 국립학술원 산하 방사선연구소(IRP)와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구로 건설 참여의 기반을 구축했다.
◆세계 연구용 원자로 시장 석권을 목표로
연구용 원자로(연구로)는 발전용이 아닌 물리, 화학, 생물, 의학 등 순수 연구에서 특정 정보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로다. 한국원자력연은 지난 1959년 우리나라 최초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출범, 미국의 지원으로 연구로 TRIGA Mark-Ⅱ를 도입해 원자력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원자력연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한국표준형원전(KSNP) 설계, 신형 경수로(APR-1400) 개발에 이어 연구로와 한국형 중소형원자로(SMART) 개발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원자력연이 요르단 연구로 수출에 이어 다른 나라들과도 잇따라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세계 연구로 시장 진출의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새 연구로 건설을 추진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원자력연에 입찰제안서(RFP)를 보내오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고, 베트남과도 연구로 건설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자력연을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원자력연 연구로의 세계 진출은 우수한 성능 개발에 기인한다.
원자력연은 지난 1월 연구로인 하나로(HANARO)에서 국내 최초로 냉중성자(cold neutron)를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원자력 발전소 핵연료의 성능을 종합 검증할 수 있는 핵연료 노내조사시험설비(FTL)의 구축과 종합 성능시험까지 완료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신개념 중소형원자로 시장 개척
원자력연은 지난 1997년부터 중소형원자로인 SMART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형 상용 원전이나 연구로가 기존의 원자로를 개량하는 것이라면 SMART는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원전을 개발해서 수출하는 것이다.
SMART는 일체형(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이라는 뜻을 가진 것으로, 330MWt급 SMART 1기는 인구 10만 명의 도시에 물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때문에 소형 전력망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이나 분산형 전원 개발 국가에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SMART는 고유가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원자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의 잠재적 수요국과 민간 업체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원자력연은 SMART의 상용화 성공시, 향후 50년간 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의 약 1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