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충청지역 전역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냉해를 입은 유성배 재배농부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때아닌 꽃샘추위로 지난주 대전·충청지역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면서 지역 특산물인 유성배 재배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농가들은 배 착화기였던 지난 14~15일 양일간 기온이 급감하면서 열매를 맺는데 결정적인 꽃의 암술이 대부분 얼어죽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지역의 일부 유성배 작목 농가들은 올해 배 농사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유성배 재배 농가는 대전에만 360여 가구(과수면적 187㏊)에 달하고, 연 평균 생산량도 4700t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다.

대전 유성에서 3800여 평(500주)의 배 과수원을 재배하는 A(49) 씨는 "암술이 모두 얼어죽은 상태라 꽃이 핀다 해도 착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전기톱으로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정 씨의 경우 올해 수확 가능한 배가 지난해 의 1/5 수준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인근의 다른 농민 B 씨 역시 "다음달 중순 경 접과 시기가 오면 수확량의 윤곽이 확실해 지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미 거의 포기 상태"라며 “애써 희망을 가져보려 하지만 흉작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게다가 이들 유성배 재배 농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농협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데다, 가입했어도 냉해 피해 보상은 옵션 항목이어서 사실상 보상을 받는 농가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특히 이 같은 농작물 피해는 유성배 뿐만 아니라 산내포도와 북대전오이 등 지역 대표 특산물 대부분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농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농가들은 흉작에 따른 원자재 값이나 임대료 부담 등으로 내년 농사까지 큰 타격을 받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9일 대전시 농업기술센터와 농협 등 유관기관들은 유성구청에서 농작물 냉해피해 관련 대책 회의 등을 가지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대전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유성배 냉해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체가 구성돼 이미 가동됐고, 향후 추이를 살펴 특별 재해구역 선포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이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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