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대표적 전통재래시장인 육거리시장의 새벽시장(일명 도깨비시장)에서 물건을 팔러 나온 영세농민들에게 1000원에서 많게는 1만 원까지 자릿세를 걷고 있어 상인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충북 보은군, 청원군 등에서 새벽 첫 차를 타고 봇짐을 이고 오는 할머니들에게 조차 무조건 1000~2000원까지 자릿세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지도감독이 절실하다.

27일 새벽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에 따르면 ‘육거리 새벽회’라는 시장연합회 산하 상인회에서 매일 3명씩 단속반을 편성해 새벽시장에 물건을 팔러나온 상인들에게 “시장의 발전과 질서 유지 및 회원의 권익보호”라는 명목으로 물건의 부피를 기준으로 많은 경우 1만 원까지 자릿세를 내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육거리 새벽시장회 측은 이에 대해 “단속반 3명의 월급과 화장실 사용료 등 새벽시장회 운영자금에 필요한 돈을 걷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채 한 단을 팔러 나온 할머니들까지 전부 자릿세를 내도록 강요해 1인당 한 달이면 3만~5만 원의 돈을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며, 갹출된 자금의 사용용처 역시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상인은 “매일 부르는 자릿세 가격이 틀려 흥정해 돈을 낼 때마다 속이 쓰리다”며 “힘 없는 노인들이 시골 텃밭에서 농사지은 파 한 단만 팔러 나와도 도로에 앉기만 하면 어김없이 단속반이 달려와 돈을 걷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시골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온 할머니들한테 돈을 걷었으면 연말에 내역 공개를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장사하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식이고 할머니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거리새벽시장회 관계자는 “새벽회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돈을 걷을 수밖에 없었다”며 “강압적으로 자릿세를 걷은 적은 없으며, 운영하다 돈이 남은 경우 가을에 1일 관광을 시켜 준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육거리 새벽시장회와 관련해 시에서 지원되는 것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육거리 새벽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매일 자릿세를 걷고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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