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건축학과 이동언 교수가 건축이론비평집 ‘건축 詩로 쓰다’(미세움)를 펴냈다.

이 책은 우리 건축에 대한 비평이 부재한 현실에서 건축에 대한 담론을 전해주는 전문 비평집이다. 격월간지에 1년이 넘게 연재한 글을 모아 엮었다. ‘삶의 건축과 패러다임 건축’, ‘시를 통해 부산건축 새롭게 읽기’ 등에 이은 세번째 건축이야기다.

건축의 큰 축을 이루는 한국의 전통과 예술에 대한 저자 나름의 신선한 재해석이 눈에 띈다. 건축을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과 직결시킴으로써 건축가의 면모를 건축이 아닌, 시로 엿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일곱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한 이 책은 시를 통해 건축을 음미하고 건축을 통해 시를 음미하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건축은 알고 시를 음미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적 감수성을, 건축을 음미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건축학적 상상력을 이끌어 낸다.

이밖에 저자의 인간적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건축학적 단상을 비롯해 건축을 통해 날카롭게 간과하는 삶의 의미,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독특한 의견과 창조적 정신 등도 다양하게 담겨있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전통의 재활성화 차원에서 다뤘다. 문화골목은 부산의 도시재생 관점에서 비평했고, 뉴욕연합치과는 침묵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통도사 자장암은 타자성의 관점에서 해석 비평했으며 연산동 자이갤러리는 ‘됨’의 시각에서 바라보았다. 해운대 신세계,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하이데거의 사역이란 조망점에서 인간의 욕망과 상호비교했고 부산대 음악관은 퓨전과 크로스오버의 측면에서 평했다.

저자 이 교수는 서문에서 “건축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물도, 건축공학적 구조물도 아니다”라며 “건축이 건축의 세계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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