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덕구의 토지보상 합의 실패로 인도도 없는 기형도로로 개통된 청림길.  
 
수십억 원의 혈세를 들여 신설된 도로에 인도가 사라져 시민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대전시 대덕구 한밭대로~한남대 후문 사이를 잇는 도로(청림길).

청림길은 대덕구와 한남대가 각각 20억 원(총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관·학 협력사업으로 추진, 지난달 25일 개통한 도로로, 한밭대로에서 동대전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한남대 북문까지 160m 구간을 잇는 왕복 2차선이다.

대덕구는 이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토지매입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정 구간의 땅 소유주와 원활한 보상 합의가 도출되지 않자 해당 구간을 도시계획시설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구간은 도로 실시설계 과정에서도 빠진 채 공사가 강행됐고, 그 결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기형도로가 탄생했다.

실제 이 도로는 현재 동대전고 정문~한밭대로를 잇는 구간에 개인소유의 가건물이 인도를 대신하고 있어 이 지역을 왕래하는 주민들은 보행권 침해는 물론 사고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하루에도 수천여명의 동대전고와 한남대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인도가 끊기면서 무단횡단을 일삼는 등 하루에도 수차례씩 아찔한 교통사고 순간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한밭대로와 한남대를 최단거리로 잇는 새로운 도로의 개통으로 새로운 대학가 형성과 중리동 일대 상권 활성화에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됐던 청림길이 도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보행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기형도로로 전락한 셈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인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학생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무슨 명품거리를 조성한다고 나무까지 심었는데, 선거를 앞두고 전시행정에 몰두한 나머지 시민 혈세만 낭비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이 도로 중 일정 구간은 땅 소유주가 합의보상을 거절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도 “청림길의 경우 주택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에 이 구간뿐만 아니라 한밭대로까지 인도를 개설하는 것은 당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청림길 입구에 한남대 북문 승강장이 신설돼 시내버스로 통학하는 한남대 학생과 동대전고 학생들의 접근성에 있어서는 훌륭하다"며 오히려 반문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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