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은행들이 각종 특판예금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은 저금리 때문에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주식·펀드 시장의 불안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고객들은 겨우 물가상승률 수준의 이자에도 불구하고 마지못해 가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곧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고객 유모(42·대전시 유성구) 씨는 “가입 당시만 해도 연 5%가 넘던 이자가 지금은 3%대로 떨어져서 재 가입을 하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라며 “그래도 주식 같은 곳은 불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민트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는 지난해 말 연 4.6% 였던 것이 최근들어서는 연 3.2% 대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물가 상승률이 2.85% 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치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현재 은행에서 제시하는 이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이익이지만,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차라리 적은 수익을 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예금금리가 급격한 하락세를 타면서 이를 찾는 고객들도 줄자 은행들이 저마다 울며 겨자먹기 식 각종 이벤트성 특판예금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들 상품들도 자동이체와 신용카드 발급 등 각종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해도 이자가 겨우 연 4%대에 머물기 때문에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고객 이 모(31·대전시 대덕구) 씨는 “돈 1000만 원으로 1년짜리 정기예금 가입하려는데 무슨 부가 사항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며 “이자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1시간을 걸려 겨우 마쳤는데도 이자가 연 3.9% 밖에 안된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 유치를 위한 금융기관 간의 경쟁과열로 이색 금융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는 더 튀는 상품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