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8월 첫 입주를 앞둔 대전 도안신도시가 도시기반시설이 조성되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희철 기자  
 

대전 도안신도시가 '도심 속 오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지만 현재까지 학교, 소방·치안·행정기관 등 기반시설이 전무한데다 해당 지자체간 행정구역 획정을 놓고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입주 지연과 입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대전시, LH공사 등에 따르면 대전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도안신도시는 오는 8월 16블록을 시작으로 1블록, 10블록, 4블록 등 올해에만 총 6638가구의 입주가 시작, 연내 2만~3만 명의 새로운 전입 인구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현재까지 이들을 위한 학교, 소방서, 지구대·파출소 등 도시 기반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있다.

특히 학교신설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16블록 학생들은 거주지에서 수㎞ 떨어진 관저초·가수원중으로, 1·6블록 학생들은 유성초와 유성·장대중으로, 10블록 학생들은 상대초로 장거리 통학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됐었다"고 지적한 뒤 "대전시 등 개발사업자들이 신도시 조성사업 당시 교육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입주민을 받았어야 했지만 무조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학교 없는 도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학교가 주민들을 위한 필수시설인 만큼 상대초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모든 학교시설을 신축, 운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관할 구청인 서구청과 유성구청이 행정구역 개편을 놓고, 협의를 끝내지 못하면서 필수 공공기관인 동사무소 등도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시에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양 기관간 입장정리가 끝나지 않았고, 서로의 시각차이만 확인했다"며 "동사무소 개소문제는 주민 입주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소방서나 소방파출소 신설은 현 대전시소방본부의 관할 구역 개편문제와 맞물려 한동안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LH공사와 부지확보 등을 논의하고 있어 소방서 신설은 오는 2013년에야 가시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방경찰청도 예산상의 이유로 도안신도시 내 지구대·파출소 등의 신설계획은 없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이 지역에 대한 지구대나 파출소 신설 계획은 전혀 수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 10월 입주 예정자는 "도시기반시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시설로 단 1명이라도 입주민이 들어오기 전에 조성이 끝났어야 한다"며 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질타했다.

결국, 지역의 마지막 신도시로 불리는 도안신도시가 시의 무계획속에 첫 입주민을 받을 것으로 보여 교통·생활불편은 물론 치안·소방 등 기본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 지역학생들은 당분간 학교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면 되고, 소방·치안·행정 등의 업무는 인근의 기관들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진환·이승동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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